[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오는 27일 돈의동 쪽방촌에 '온기창고(2호점)'를 개소하고 28일 임시 운영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온기창고는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으로 매장에 후원받은 생필품을 진열해 놓고 쪽방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개인이 배정받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해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쪽방주민들에게 후원물품을 배분할 때 생기던 선착순·줄서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수요맞춤형 물품배분 시스템이다.
돈의동 쪽방상담소 1층 온기창고 2호점은 28일부터 임시 운영에 들어가며 냉장·냉동고 등의 기자재를 갖추고 편의점과 같은 포스기(POS, 상점의 전자식 금전등록기)를 통해 구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상시개관을 목표로 당분간 주 2회(화, 목) 운영되며 전담인력 1명(매니저)과 참여주민 2명(공공일자리)이 꾸려간다.
시는 온기창고 2호점 개점을 준비하며 쪽방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새 물건을 기부하는 '온기나눔 캠페인'을 함께 추진해 왔다. 돈의동 쪽방촌 온기창고 2호점은 현재의 후원물품 배분시스템 개선에 머물지 않고 쪽방주민의 자활·재활사업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온기창고 입구와 내부 진열대 모습 [사진=서울시] |
한편 동자동 쪽방촌에서 지난 8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온기창고 1호점은 개점 100일을 넘겼다. 오세훈 시장은 당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조금 시스템 체계를 바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민분들께서) 이렇게들 좋아하는데 다시 없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온기창고는 장시간 대기로 인한 주민 불편이 해소되는 등 다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2시간은 기본이던 대기시간이 온기창고 운영 이후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주민들이 적립금 한도 내에서 물품을 선택한다는 온기창고의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서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고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가져가지도 않게 됐다.
그 결과 초기 문을 열자마자 매장으로 달려오는 '오픈런'이 줄어들고 인기품목의 품절 빈도도 낮아졌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몸이 아픈 분을 제외하고는 대리 수령이 없다. 온기창고에서는 물품을 소분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고르게 가져갈 수 있다.
시는 앞으로도 온기창고를 후원물품 배분이라는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쪽방 주민들의 재활·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수연 시 복지정책실장은 "약자와의 동행사업인 온기창고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 감사하다. 처음엔 어려움도 있었지만 점점 자리잡아가는 온기창고를 보니 주민들을 위한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며 "한파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들이 온기창고를 통해 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