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3% 후반대 물가 상승률 예상
중동전쟁 반영 안된 기재부 경제전망
더딘 성장세 속 '상저하저' 경기 평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정부가 예상한 경기 '상저하고'보다는 더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2%대 물가 관리를 장담했지만 연말까지 3% 중후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변화가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방송에 나와 이달 소비자물가를 3.6% 안팎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진다는 얘기다.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2023.11.02 dream@newspim.com |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상승세를 보이며 2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추 부총리는 2% 소비자물가 관리 상황을 널리 알리며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은 정책 방향을 강조했다. 기재부에서도 2%대 물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3.4%로 상승했다.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둔화 흐름이 멈춰 선 것이다. 9월과 10월에는 3.7%, 3.8%로 물가 상승률이 나타났다. 지속된 상승곡선을 보인 것이다. 10월 물가상승률은 6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당시 기재부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물가가 3% 초중반 수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1월 들어서는 물가를 나타내는 품목이 늘어나면서 기재부는 물가 수시 점검 품목을 14개에서 28개로 늘리기까지 했다.
전반적으로 품목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경기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기재부이지만 실제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에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경제성장 역시 정부의 전망치 실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최근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 대비 0.1%포인트(p) 낮춘 1.4%로 내다봤다.
기재부가 예측한 경기전망 수준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변수 요인이 상당히 달라진 상태다.
당초 기재부의 예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요인이 반영되지 않았다. KDI는 향후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해 당초 배럴당 75달러를 전제한 것에서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그만큼 유가 부담이 경제 하방압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항만[신화사=뉴스핌 특약] |
대 중국 수출 역시 경기 회복세를 더디게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 규모는 109억9600만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율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감소폭이다.
그렇더라도 중국 부동산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의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가 1.3~1.5% 수준에서 당초 전망한 연간 1.4%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정부가 오차를 두고 말하기 보다는 내부적으로는 좀더 보수적인 입장에서 정책의 다양성을 살려 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써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경기를 두고 상반기와 하반기를 비교한 정부의 생각(상저하고)과 달리, 사실상 상저하저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당초 재정을 살려 경기 상승세를 견인할 타이밍을 놓친 게 아쉽다"며 "경기 흐름세를 뒤바꿀 수 있는 뾰족한 수는 당장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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