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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반도체 중심의 경기부진 완화…미국 금리변화·중동 전쟁에 불확실성 상존"

기사입력 : 2023년11월07일 12:00

최종수정 : 2023년11월07일 12:00

제조업 부진완화·수출 흑자 전환
고용 회복·물가 상승세 완만 둔화
세계 경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 금리 변화와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이날 '11월 KDI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제조업·수출 회복세 전환…원자재가격 상방압력 우려

이번 경제동향에 따르면, 경기 부진이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와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9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3%)보다 높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3.2%)이 전월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한 가운데, 재고·출하 비율(124.3%→113.9%)은 큰 폭 하락하는 등 제조업이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고 서비스업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 중동 정세 불안 등의 경기 하방 요인도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내외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들이 성장세 접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IP 시장에 대한 투자 및 IP 생태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가격의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서비스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반면, 고금리 기조, 소비심리 약화 등의 영향으로 상품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소비는 여행수요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와 달리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상품소비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소비자심리지수(99.7→98.1)가 하락하면서 소비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9월 설비투자(-14.6%→-5.7%)는 전월에 이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반도체생산 부진 완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반도체 신규투자 수요는 여전히 낮은 상황으로 나타났다.

국내기계수주, 반도체투자 관련 수입액 등 선행지표의 부진은 투자 여건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9월 국내기계수주(-24.0%→-20.4%)가 특수산업용기계(-45.4%→-41.7%)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유지했다.

건설투자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선행지표의 부진이 이어지며 향후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둔화될 가능성도 나타났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10.8%)에 이어 14.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주택착공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며 향후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제한적일 가능성도 예측됐다.

수출은 대(對)미국 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으로 평가됐다. 지난달 수출(-4.4%→5.1%)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완화됐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자원(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의 감소폭(-31.0%→-17.8%)이 축소되며 전월(-16.5%)보다 높은 -9.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용 회복·물가 상승세 완만한 둔화…세계경제 '불확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고 고용률도 상승하는 등 노동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9월 취업자 수는 건설업의 고용이 증가하면서 전월(26.8만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30만9000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계절조정 실업률(2.4%→2.6%)이 상승했으나 고용률(62.6%→62.7%)도 함께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물가상승세의 완만한 둔화 추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는 게 KDI의 판단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코너의 모습 [사진=뉴스핌DB]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석유류와 농산물에 주로 기인해 전월(3.7%)에 이어 3.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의 상승세(3.3%→3.2%)가 소폭 축소되면서 기조적인 물가상승세는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게 KDI의 시각이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파급되며 국내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신용시장의 불안은 일부에 국한된 모습으로 평가됐다.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신용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며 수요 부진이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주택착공의 둔화세가 지속되며 향후 주택공급이 위축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주택인허가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10월 분양물량도 수도권에서 확대됐지만 주택착공은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는 세계 경제에 대해 고물가에 대응한 긴축적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폐허가 된 가자지구 가자 도심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세계 산업생산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경기 및 소비 관련 선행지표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고금리 부담으로 기업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중동 정세 불안 등 위험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며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지정학적 위험의 확대로 시장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주가는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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