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난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새로운 행정부로 가자지구를 통치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드러내 미국과 엇박자를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음 두 가지를 볼 필요가 있다. 가자는 비무장 되어야 하고 탈(脫)급진화(de-radicalized)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포함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세력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누가 미래의 가자지구 행정을 맡아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그는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우리가 달성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하마스 격퇴"라고 답했다.
같은 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비무장화와 온건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들 목표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게끔 재구조화된 행정 권력"이 미래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히 새로운 세력이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날 밤 그는 이스라엘에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새로운 통치 세력이 자리 잡을 때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안보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안보 통제란 가자지구 내 무장세력을 수색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자유롭게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통치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겠단 바를 시사한 발언임과 동시에 최대 동맹인 미국의 전쟁 후 시나리오와 대치되는 구상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두 국가 해법' 옵션 중 하나로 서안지구 행정을 맡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도 맡아 통일된 팔레스타인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 방식을 놓고도 미국과 엇박자를 낸다. 미국이 최소 수일간 인도주의적 일시 교전 중단을 요구했는데 이스라엘은 매일 4시간씩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고 가자지구 의료 시설에도 공격을 가하는 등 '총력전'에 임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뉴스 '페이스 더 내이션'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무고한 사람들과 치료받는 환자들이 있는 의료 시설에 총격전을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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