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보급형 전지로 저가 전기차 확대
현대차그룹, LFP 배터리 자체 개발 본격화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프리미엄 제품인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력했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SK온)는 LPF(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과 개발을 공식화했습니다.
2023 인터배터리에서 공개된 SK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 [사진=SK온] |
이는 최근 주춤한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 배터리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되는 데 따른 것입니다. LFP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를 쓰지 않아 삼원계보다 원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기아,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이미 자사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채택했거나 향후 출시 모델에 탑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니켈과 코발트 등 삼원계 배터리의 원자재로 쓰이는 광물 가격이 급등하며 LFP 배터리의 '가성비'는 더 큰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렴하고 세계 어디서나 채굴할 수 있는 철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안전성이 높고 수명이 길다는 점도 LFP 배터리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섭씨 300도 이상 고온이나 과충전·과방전 상태에서도 발화와 폭발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LFP 배터리는 철을 주요 소재로 하는 만큼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짧다는 단점으로 오랫동안 완성차 업체들이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LFP 기술 발전으로 성능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련 특허 대부분이 지난해 만료되면서 특허 침해 우려가 적어진 점도 배터리 기업에게 유리한 점입니다.
최근 LFP에 망간(M)을 섞은 LMFP 배터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LMFP 배터리는 LFP 배터리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에너지 밀도를 15~20%가량 높여 주행거리도 늘렸습니다. CATL과 BYD, 궈시안 등 중국 업체들은 LMFP 기반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지난 1일 열린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으로 참석해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2026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SK온은 정확한 양산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배터리3사 중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가장 서두르고 있습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1일 '2023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전기차 LFP 배터리 생산을 가능한 빨리할 것"이라며 "(양산 시점을 2026년보다) 당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LFP는 우리가 생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장비 반입을 하고 건물을 지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FO)은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셀의 장점을 접목한 전기차용 LFP·LMFP 배터리를 개발해 저가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LFP 배터리와 LMFP 배터리를 각각 2026년과 2027년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화학은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산 5만톤(t) 규모로 2026년 가동이 목표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2만t, 2030년 15만t이라는 LFP 양극재 생산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자동차연구원과 고밀도 LFP 양극재 연구 개발에 나섰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상승했습니다. 2030년에는 40%대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