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금융 불안·수요 약화 등 부작용 누적"
10월 가계대출 6.3조원↑…25개월 만에 최대 증가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가계와 기업대출의 꾸준한 증가 규모는 통화신용정책이 의도한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10월19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중 한 금통위원 발언)
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19일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가계부채 증가가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어서다. 금통위원들은 특히 이자 상환 부담으로 국민 소비 여력이 감소하는 등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우려했다.
한 금통위원은 "9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일시적 요인 등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10월에는 대출 규모가 9월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계대출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그간의 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금융불균형 심화와 이로 인한 금융시스템 불안위험, 수요 여력의 약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과 같은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날 금통위는 기준금리 3.5%를 동결했다. 2023.10.19 photo@newspim.com |
또 다른 금통위원은 "과거보다 느슨한 부동산 규제,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주택 가격 저점 인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며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정부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통한 디레버리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통화 긴축에도 가계부채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모든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던 2021년 9월(7조8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증가 규모다.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억제 등을 위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 금통위원은 "앞으로 긴축기조를 유지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개 양상과 국제유가 및 근원물가 흐름, 원·달러 환율 추이, 가계부채 동향, 부동산시장을 포함한 실물경제의 회복 정도,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을 살펴보면서 다음 회의 시에 추가 인상 여부를 포함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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