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물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2%,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올해 1~10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4%를 기록하게 됐다.
시장은 앞서 10월 CPI가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통계국은 식품 가격 하락이 물가를 끌어내린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지만 식품 물가는 4.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농산품 공급은 충분했던 반면 연휴 뒤 소비 수요가 감소하면서 달걀(-4.3%)·돼지고기(-2.0%) 등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 내린 반면 서비스 가격은 1.2% 올랐다.
중국 월간 CPI는 7월 0.3% 하락하며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8월 0.1%로 플러스 상승했지만 9월 0%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물가 하락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은 지출을 미루게 되고, 그에 대응해 기업들은 또 다시 제품 가격을 낮추게 된다. 결국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줘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그래픽=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 추이 |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고, 전월 대비로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PPI 동기 대비 상승률은 블룸버그의 집계치(-2.8%)를 웃돌았지만 13개월 연속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PPI는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5.4%로 정점을 찍은 뒤 9월까지 낙폭을 줄이다가 지난달 전월 대비 낙폭이 0.1%p 확대됐다.
국가통계국은 원유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변동과 작년 같은 기간 PPI 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기관 둥팡진청(東方金誠)의 왕칭(王青) 거시 전문 분석가는 "10월 국제 유가가하락한 것 외에 중국 국내 철강 및 비철금속 가격도 하락했다"며 "연초 이후 소비 수요 회복세가 둔화하고 부동산 투자가 계속해서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 인프라 투자 둔화로 이어지며 공업용품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1월과 12월에도 PPI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 특히 부동산 시장 회복 여부가 PPI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