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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11> '중국유학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손한기 남경항공항천대 교수

기사입력 : 2023년11월09일 09:20

최종수정 : 2023년11월09일 09:20

법학 전공인 나는 군대 전역 후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고시촌이라고 불리는 서울 신림동에서 시험 준비를 했었다. 학원 강의 또는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동네수퍼에 설치된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진열해 놓은 신문을 보면서 약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본 신문 기사에는 종종 중국과 관련한 기사들이 게재되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더불어 우리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 꽌시(关系) 좋다고 소문난 사기꾼의 말만 믿고 현지 법을 준수하지 않아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중국법 전문가가 부족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똑똑한 친구들이 합격 여부가 불투명한 고시 공부에 집중할 때, 나는 중국에 가서 중국법을 전공해 보면 어떨까'. 그래서 과감히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니하오(你好)', '세세(谢谢)', '짜이지엔(再见)' 세 단어만 외운 채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2005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중국 생활을 즐겁게 계속하고 있다.

생애 첫 해외 방문지인 베이징 쇼우두 공항에 도착한 나에게 가장 먼저 닥친 관문은 어학연수를 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北京第二外国语学院)을 혼자서 찾아가는 것이었다. 중국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나는 겁에 질려 거의 2시간 이상을 공항을 배회하며 '안 되겠다.

중국에서 국제미아가 되어 고생할 바야 차라리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해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한국인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보이기에 달려가 도움을 달라고 부탁해 겨우 택시를 타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에 도착했다.

언어의 경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 사실 듣기와 말하기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어의 가장 본질적 기능이 타인과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모국어를 습득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은 유독 읽기(리딩)와 쓰기(라이딩)만을 중시했다. 그래서 토익 토플 등 각종 영어시험 성적은 우수하지만 사실 외국인 앞에서는 벙어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국어 공부에 있어서 듣기와 말하기에 특히 치중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한 세면을 하고 운동장에 나가면 적지 않은 중국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어색한 중국어로 "나 한국에서 왔는데 중국어를 못한다. 너랑 한마디라도 좋으니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건넸다.

이런 나를 거의 모든 중국 학생들이 웃으면서 반겨주었고, "왜 중국 유학을 왔냐" 등등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는 못했다. 중국 학생들은 내가 '팅부동(听不懂, 알아듣지 못했다)'이라고 하면 간단한 영어 또는 바디랭귀지를 섞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고, 이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어갔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한국의 저작권 보호 상황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또한 나는 다른 유학생과 달리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모두 중국 학생들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식당에서 혼자서 식사하는 중국 학생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같이 밥 먹을 수 있냐고 정중하게 물어보았고, 이렇게 밥을 함께 먹으면서도 20분 정도 계속해서 중국어로 대화했다. 물론 도움을 준 고마운 중국 친구들에게는 한국에서 가져온 조금만 선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통 중국 대학의 외국인 대상 중국어 강의는 오전에 진행된다. 나는 오전 수업 시간에 배운 예문을 그대로 외우려고 노력했고, 오후가 되면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배운 중국어를 한마디라도 더 사용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주말 또는 국경절 등 연휴에는 혼자서 태산, 서안 등을 여행하면서 중국어를 물론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당시 중국에는 아직 고속철이 없었다. 장거리를 여행을 가는 경우 침대칸에 누워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나는 항상 배낭과 함께 여행용 트렁크에 맥주 한박스를 넣어서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총 6명이 같이 자는 기차 칸에서 지금 생각하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게 "나 한국인인데, 당신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가방에 맥주가 한 박스 있는데 같이 마시면서 무료한 밤을 즐기자"라고 소리쳤다. 이상한 외국인을 마주한 중국인들은 잠시의 주저함을 뒤로하고 한 명 두 명 바이주, 땅콩, 컵라면 등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밤새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그들은 현지 여행 정보, 맛집 정보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었으며 소매치기와 절도 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알려 주기도 했다. 또한 몇 번은 기차 침대칸에서 처음 사귄 중국 친구의 집에 가서 며칠씩 먹고 지낸 적도 있다.

생각해 보면 당시의 중국 여행이 지금보다 더 낭만적이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고속철이 없어서 이동에 많은 시간은 소요됐지만, 기차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주위의 풍경도 고스란히 볼 수 있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음식을 나눠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이처럼 재미있게 중국 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중국에 막 도착했을 당시에는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또한 일부 중국 음식에 들어있는 고수 나물로 인해 중국 음식을 주문해 먹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에 도착한 후 15일 연속 학교 정문 앞 맥도널드에서 하루 세끼를 햄버거를 때웠던 적이 있다. 햄버거를 썩 즐기지 않는 내가 15일을 연속 햄버거만 먹었더니 어느 날 속이 안 좋아서 밤새 구토를 했고, 서글픈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국에 햄버거 먹으나 온 것도 아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제부터 두려워하지 말고 제대로 중국과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해지자' 이후 베이징제2외국어대학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중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중국인민대학 법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인민대 입학 나아가 인민대 박사 학위 취득까지 참으로 많은 중국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들은 내 인생의 동반자이자 백낙(伯乐)들이다. 그들은 내가 인민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각종 입시자료를 공유하며 입학을 도왔고 입학 이후에는 좋은 논문을 적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나는 베이징시정부장학금과 중국정부장학금을 받아 석사 및 박사과정을 큰 금전적 부담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왔고 또한 중국어 어학연수 등을 받았으므로 동기들보다 나이가 너댓살 많았다. 근데 한국에서는 당연히 형 또는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나이 어린 동기들이 계속해서 내 이름인 '한기'만을 부르는 것이 내심 조금은 불편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박사 과정 시절 지도교수, 동창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그래서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국의 호칭법을 소개하면서 나를 형 또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자, 한 친구가 "중국에서는 동기끼리 이름만 부른다고 하며, 네가 맥주 두 병을 원샷하면 앞으로 형이라 부르겠다"고 해서 객기로 맥주 두 병을 단번에 마셨다. 이후 내 석사 동기들은 지금까지 나를 한기형 또는 오빠(汉基哥)이라 부른다.

이는 내가 타국인 중국에 와서도 입향수속(入乡随俗, 해당 지역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였다. 한국에서는 보통 연장자가 밥과 술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동기들 및 중국 친구들에게 자주 밥과 술을 사며 그들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그들 또한 한국에서 온 이방인 친구를 매우 반겨주었다.

학기 중에는 같이 수업 듣고, 주말에는 근처의 향산(香山)에 자주 올랐으며, 방학이면 동기들 집에 가서 며칠씩 공짜로 먹고 자면서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나는 중국을 점점 알아갔고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동고동락하면서 쌓은 우정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다.

나는 인민대학에서 어학연수·석사·박사과정 등 거의 10년을 유학생 신분으로 보냈다. 인민대학에는 저명한 학자도 많았는데, 나의 지도 교수인 한대원(韩大元) 교수님은 중국 국내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헌법학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서 거의 8년을 배웠고 많은 지도를 받았지만, '명사출고도(名师出高徒,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말과 달리 좋은 제자가 되지 못해 교수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든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한대원 교수님, 세계적인 지식재산권법 권위자 중남재경정법대학(中南财经政府大学)의 오한동(吴汉东) 총장님, 한국 동국대학교 박영길(朴荣吉) 교수님 등 여러 은사의 추천과 도움으로 나는 운 좋게 중국의 여러 명문 대학에서 근무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동안 중국 무한(武汉)의 중남민족대학(中南民族大学) 법학원, 남경이공대학(南京理工大学) 지식재산권학원에 근무했고, 현재는 남경항공우주대학(南京航空航天大学) 인문사회과학대학에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원장과 서기, 동료 교수, 학생들로부터도 많은 지지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지난 시간 중국 대학 교수로서의 나의 삶은 매우 순탄하였다.

이러고 보면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종종 일부 한국 지인들이 "손교수의 중국 꽌시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인접 국가로서 우리와 중국은 예전부터 많은 교류가 있었고,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있기에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더 쉽게 중국인과 친해질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는 어디를 가더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고,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면 예의 바르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이다. 즉 상호 존중과 신뢰가 있으면 중국인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중국인 친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장쑤성 성도인 난징(南京, 남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2023.11.09 chk@newspim.com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인과의 관계에서는 반드시 눈앞의 이익보다 의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 앞에서 늘 의를 돌아봐야한다(见利思义)는 얘기다. 그러면 나중에 이익도 따라올 것이다. 물론 당장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중국 친구들이 주위에 생기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중국은 우리와 달리 고등학교 진학도 쉽지 않은 지역이 많고, 대학에 다닐 수 있는 학생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중국 대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학생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나는 외국인 교수로서 철저한 강의 준비를 통하여 중국과 다른 외국의 법과 제도, 법 문화를 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학생들에 대한 요구도 매우 엄격한 편이다.

수업 태도가 좋지 않거나 또는 과제를 열심히 해 오지 않는 학생에게는 종종 F 학점(불합격)을 주곤 하는데,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중국 학생도 꽤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인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과 세금(血汗钱)으로 월급을 받고 있기에 교수로서의 직책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졸업생 중 일부가 종종 내게 연락해서 안부를 묻거나,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면,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최근 한중관계가 썩 좋지 못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핵심은 상호 존중과 신뢰 부족에 기인한다. '나와 사고와 행동이 다르면 그르다'라는 생각은 우리 인류가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다. 중국과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지만, 우리와 중국은 엄연한 문화적 차이가 있으며, 특히 공적 제도인 정치·경제·사회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한편 겉으로 보기에 양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 차이는 크지 않다. 단지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사실 두 나라 모두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국 간에 지난번 사드 사태와 같은 정치적 외교적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적 채널을 상시 운영하여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국가 간 분쟁이 민간교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민간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나는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이곳이 내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중국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나는 중국인의 사위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중국에서 제일 아름답고 착하고 좋은 여자를 아내로 맞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 사회와 한중관계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는 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好邻居金不换)'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의 발전을 기대해 보면서 다시 한번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그동안 중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대학교수로 있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손한기(孙汉基)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연구교수
중국 남경이공대학 지식재산권 학원 부교수
중국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석사지도교수)
중국에서 행정법 등 공법 강의, 한국과 중국에서 논문 20편 게재
한국비교공법학회 국제이사, 한중지식재산권법학회 국제이사 역임
2023년 중국 강소성 노동자 명예 메달 수상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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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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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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