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일(현지시각) 마무리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어떤 힌트를 제시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9월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는 한편 낙관적인 미 경제 전망을 이유로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내년 금리 인하 폭도 당초 밝혔던 1.0%포인트(p) 인하에서 0.5%p 인하로 축소하는 등 예상보다 매파적 행보를 예고했다.
이후 10월 한 달 동안 진행된 미국 경제 및 금융 상황들은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 FOMC 당시 4.5% 수준이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중 5%를 일시 돌파한 뒤 4.9%에 가까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된 점 등은 연준의 추가 인상 필요성을 낮추는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 4.9%로 2021년 4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 등 지정학 리스크 고조는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더해 연준의 추가 긴축 빌미가 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 선물 시장은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5%로 거의 확신하고 있다.
이후 내년 5월까지 동결이 이어지다가 6월부터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높으나, 12월이나 내년 1월 내지 3월에 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도 30% 안팎인 상태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시장은 연준의 추가 인상 및 내년 금리 향방에 대한 힌트를 찾는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
◆ 11월 FOMC 주목할 3가지 이슈는
이번 회의에서 투자자들이 각별히 신경 써야 할 이슈는 3가지 정도다.
우선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더라도 투자자들은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내려졌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포브스는 최근까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위원들 사이 의견 조율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금리 정책에 관한 컨센서스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월 만장일치 동결이 아닐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는 제롬 파월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코멘트가 나올지를 주목해야 한다.
이전까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세였으나 최근 연준 위원들의 내러티브는 금리를 현 수준으로 더 오래 유지하는 '고금리 장기화' 쪽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이러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이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질문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연준은 내년 하반기까지도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만약 파월이 언제 어떤 조건 하에서 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언급을 할 경우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 예상된다.
향후 연준 행보를 두고 월가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애리조나 파트너스 창립자 제임스 피쉬백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하겠으나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내리기 위해서는 성장률이 더 둔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1분기 중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스트영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최근 나온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지표들로 인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드를 내리지 않겠으나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파월 의장은 분명 12월이나 내년 1월 추가 인상 옵션을 열어 둘 것"으로 전망했다.
윌밍턴 트러스트 투자자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크 틸리는 성장이 앞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 예정인 만큼 연준이 내년 중에는 50bp 넘게 금리를 내리고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된다면 100bp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