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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GO!] 與 '서대문을' 송주범 "서대문 제일 잘 알아…재개발·문화·교통 해결"

기사입력 : 2023년10월29일 06:03

최종수정 : 2023년10월29일 11:24

지난 4월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 임명
"시·구의원 통합해야…의원 경쟁 상대 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내년 총선에서 '서대문을' 지역에 도전하는 송주범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은 험지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출마하는 사람이 되는 곳만 나가는 것도 잘못된 일이고 자기가 하던 곳에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은 지난 26일 국민의힘 서대문을 구의원 합동 사무소에서 송 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962년 서울시 서대문구 출생인 송 위원장은 지난 2005년 정두언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제7대 서울시의원을 지낸 그는 2020년 국민의힘 서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다. 2022년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맡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는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주범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 2023.10.26 pangbin@newspim.com

송 위원장은 서대문을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재개발·재건축, 문화, 교통을 꼽았다. 그는 "이걸 제일 잘 아는 건 저다. 서울시에 있었기 때문에 방법도 알고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시·구의원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면서도 "내려놔야 한다. 그래야 시·구 의원의 영향력이 세지고 국회의원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의원들은 더 분발하게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위원장은 "내년 총선도 마찬가지고 지방자치의 근본은 지역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라면서 "지역 특성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특색에 잘 맞는 시·구의원들과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 인재 발굴, 시·구의원 통합, 총선을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행보와 관련해서는 "이것저것 따질 거 없이 총선에만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걸 걸었다"며 "비전도 주고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고 하면 이 지역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주범 국민의힘 지방자치위원장. 2023.10.26 pangbin@newspim.com

다음은 송주범 지방자치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민의힘에게 험지인 서대문을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

▲ 이곳은 제가 태어났던 곳이다. 초등학교를 이곳에서 다니다가 이사를 갔는데 후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정두언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있으면서 여기에서 시의원에 출마하기도 했고 기업체에도 있었다. 또 지난번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지역이기도 하다. 출마 이유는 다른 게 없다.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 이곳은 서울시 49개 당원협의회 중 발전 속도로 치면 하위권이다. 고향이긴 하지만 정말 낙후된 곳이다. 전철역이 홍제역 하나뿐이다. 그렇지만 여기는 발전될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하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똑똑하지도 않지만, 경험을 통해 감각과 스펙을 축적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여기를 꼭 하고 싶다.

-2020년 서대문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가 2022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후 당협위원장직을 다시 맡지 못했는데

▲ 부시장을 하다가 내려온 거면 스펙을 더 쌓고 내려온 거라서 지역에서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보류시켜서 사실 깜짝 놀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렇고 다른 지역 당협위원장들도 깜짝 놀랐다고 그랬다. 결격 사유가 있든지 이 지역이 좋은 지역이라든지 경쟁자가 있다면 그럴 수 있었겠지만, 지원한 사람들도 인터뷰에서 나를 뽑아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들었다. 근데 안 뽑아주니까 황당했다.

-그 이후에도 같은 지역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 사실 오세훈 시장하고 의논했다. '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 제가 십여년을 여기서 갈고 닦았는데' 싶었다. 근데 그러지 말라고 생각을 해보자고 하더라. 동네 주민들께도 의논했는데 우시는 분도 있었다. 나 되는 거 보고 죽는다는 분들도 꽤 있었다. 저번에는 시장 인사를 하는데 어떤 분이 인사를 했다. 92세에 치매기가 있는 분이었는데 꼭 돼야 한다고 그러시더라. 된다, 안 된다는 하늘에 맡기는 거지만 출마하는 사람이 되는 곳만 나가는 것도 잘못된 일이고 자기가 하던 곳에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최근 체감하는 서대문 민심은

▲ 옛날에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요즘에는 왜들 그러냐는 이야기가 들린다. 경기도 안 좋고 강서구청장 선거가 약간의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그 전부터 필드에서 뛰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선거에서 제일 무서운 게 괜히 싫어하는 거다. 최근에 한 분이 딸에게 우리 당을 찍으라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더라. 어떤 정책이 잘못됐냐, 왜 싫냐 물으니까 재수 없어서 싫다고 했다. 그게 정말 무서운 거다, 괜히 미운 게.

-해결하고 싶은 서대문 지역의 숙원 사업은

▲ 서대문은 딱 세 개다. 재개발·재건축, 문화, 교통. 이걸 제일 잘하는 건 저다. 서울시에 있었기 때문에 방법도 알고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거다. 재개발·재건축을 한다고 주민들이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어디는 모아 주택으로 할 것인지, 어디는 개발하지 않을 것인지 지역 주민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여기는 문화적 혜택도 못 받고 교통은 교통대로 어려운 상황인데 재정자립도도 낮다. 그러면 서울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경전철이나 교통 등은 다 서대문 예산만으로는 할 수 없다. 서울시가 해줘야 하고 해줄 거라고 본다. 똑같이 시작은 못 했더라도 지금이라도 해줘야 한다. 제가 서울시에 강력히 요구했고 시장도 요구사항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서대문뿐 아니라 재정자립도가 낮은 험지는 서울시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현역 의원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평가한다면? 김 의원과 비교했을 때 본인의 강점은

▲ 김영호 의원은 정치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크게 눈에 띄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라는 것으로 많이 부각됐는데 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고 그 사람은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민주당 쪽에서 전 구청장이 나와서 경선한다고 하더라. (국민의힘 후보자는) 얼굴도 모른다. 지금 지역 활동을 하는 건 저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당이 경쟁 상대라고 본다. 상대 후보가 누가 나오든지 상관없다. 민주당과 싸우려고 하니까 주민들에게 비전을 주려고 하는 것이고 주민들의 선택에 맡기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 4월 지방자치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활동하면서 가장 힘을 쏟은 분야가 있다면

▲ 시·구의원 통합이다. 내년 총선도 마찬가지고 지방자치의 근본은 지역 특성을 잘 살리는 거다. 바닷가가 있는 곳에서 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역에 갔을 때는 그 지역과 연이 있어야 하고 지역 사람들을 아는 건 국회의원보다 시·구의원들이 더 많이 안다. 근데 국회의원은 시·구의원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고 국회의원 입장에서만 이야기한다. 지역 특성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 총선도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제일 잘 안다. 지역 특색에 잘 맞는 시·구의원들과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 인재 발굴, 시·구의원 통합, 총선을 중심으로 했다.

-시·구의원 통합은 반대가 심할 거 같은데

▲ 제가 통합한다고 하면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다 반대할 거다.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당협위원장을 서포트하는 시·구 의원이 줄어드는 건데 누가 좋아하겠나. 그렇지만 내려놔야 한다. 그래야 시·구 의원의 영향력이 세지고 국회의원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의원들은 더 분발하게 될 것이다. 수가 줄어들고 좋은 인재들로 구성된다면 국민 90%는 좋아할 거라고 본다.

-얼마 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김태우 후보자가 민주당 진교훈 후보자에게 큰 차이로 패했는데

▲ 수도권 분위기는 정권의 중간 심판이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정권이 성공하고 지면 정권이 잘못한 거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했지만 강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로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고 옳은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김태우 후보자는) 공익제보자다. 근데 안 나가면 공익제보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이해를 못 시킨 건데 그런 걸 용산에서는 분석했어야 한다. 용산의 뜻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맞지만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한 템포 늦게 가더라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최근 혁신위원 인선에 난항을 겪으며 '인물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 인물난은 없다고 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야기했듯 인물은 얼마든지 있다. 근데 맞는 인물을 쓰는 게 중요하다. 같이 갈 사람들을 써야 한다. 인지도 있는 사람을 쓰려고 하면 안 된다. 인물은 키우면 되고 스타는 만들면 된다. 이해하고 설득하고 같이 가보자고 하면 된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있는데

▲ 지금은 다른 건 필요 없다. 내년 총선은 중간 평가다. 중간 평가면 공천 잘하는 게 중요하다. 공천할 때 싹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당선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지금 총선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 모르겠지만 1~5티어로 당협을 나눠야 한다. 구로 나누면 안 된다. 구는 구청장 선거에서 나눠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1티어는 비례대표 하실 분들을 주면 된다. 2티어는 정치 신인들을 줘야 한다. 3티어는 인지도 있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분들을 줘야 한다. 4티어는 지역 활동이 있는 사람들을 넣고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5티어는 5~6선을 했던 영향력·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을 깔아서 배수진을 쳐야 한다.

그다음 경제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경기가 어려운 곳은 너무 어렵다. 경기가 어려워져도 강남에 있는 고급 술집, 음식점은 어렵지 않다. 경기가 어려우면 이런 곳의 서민층이 더 어려워진다. 우리 지역도 맨날 간판이 바뀐다. 그러면 간판 장사는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거기도 인건비가 올라서 어렵다고 그러더라. 정치가 메시지를 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메신저가 있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이다.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이론은 알지만 어떻게 전달할지를 모른다. 그걸 정치인한테 맡기는 것이다. 경기가 어렵다고만 이야기하면 국민들이 짜증 날 수밖에 없다. 그걸 어떻게 하겠다고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정치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준석, 유승민 같은 문제도 있고 당에서도 정치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사람이 나가면 당에 도움이 될지, 안 나가면 어떤 피해가 있을지 판별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 게 정치다. 정치는 협의를 해서 결정을 하는 거다. 경제와 다르다. 경제는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모양, 가격 등을 결정하는 건데 정치는 협의 끝에 이런 걸 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이다.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 하고 싶은 역할은 많지만 되고 나서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일단은 내년 4월 10일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야 한다. 물론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가졌다. 근데 지금은 그 생각을 안 갖기로 했다. 갖는 자체가 사치다.

-차기 행보는

▲ 내년 총선에 올인하는 거다. 모든 걸 걸었다. 여기에서 당선되고 싶다. 비전도 주고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고 하면 이 지역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거 없이 총선에만 매진할 계획이다.

rkgml9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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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 보다는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략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1-2개의 주택을 더 취득해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달러 기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 투자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 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 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약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계좌에 편입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이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사진 = 셔터스톡] 퇴직 중인 아시아 여성 ◆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 준비생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세 최고과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과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 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 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 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본인의 은퇴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longinus@newspim.com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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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내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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