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20곳 중 18곳 마약 처방 부적합
최연숙 의원 "의료인 마약중독 관리 소홀"
조 장관 "셀프 처방 제한‧금지 보완할 것"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의료인의 의료용 마약 투약 관리에 대해 "셀프처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적 기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료인의 의료용 마약 투약 문제를 지적받자 이같이 말했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조 장관에게 의료기관 20곳 대상 마약 처방 사유 타당성에 대해 검토한 자료를 보여줬다. 심의 위원회는 의료기관 20곳 중 18개 의료기관의 처방이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프로포폴을 셀프 처방한 한 피부과는 상세 진료내역도 없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1 leehs@newspim.com |
최 의원이 조 장관에게 "의료인이 지속해서 셀프 처방을 하고 응급 상황에 대한 기록도 없이 처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응급 상황이라는 것을 본인이 판단해 처치할 수 있냐"고 묻자 조 장관은 "어렵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의료법에 따르면 마약류 등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게 돼 있는데 의료인 면허도 취소돼야 하지 않냐"며 "강제 조항이라는 것을 아냐"고 묻자 조 장관은 "맞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반 동안 287명의 의료인의 면허가 취소됐다. 이중 의사 155명의 면허가 취소됐지만 의료법 제8조 제1호(정신질환자)와 2호(마약·대마·항정신성 의약품 중독자)의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 면허취소는 없었다.
중독 의심 사례에도 불구하고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은 없었다. 최 의원이 "복지부에서는 이 사례를 관리하고 있느냐"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관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한국은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되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시스템이 없는데 해외는 피어 리뷰(peer review)가 있다"며 "의료용 마약을 비급여 처리하거나 본인 부담 처리하면 청구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의료용 마약을 본인 부담으로 처리하면 심평원, 복지부도 모른다"며 "셀프처방으로 마약 중독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셀프처방으로 인해 중독자가 확인된 경우는 면허취소가 가능한데 그 전에 셀프처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적 기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보완해서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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