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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통화전쟁]③반복되는 금융위기

기사입력 : 2023년09월28일 09:00

최종수정 : 2023년10월03일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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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기축통화로 역할해 온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안화가 급부상했고,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의 대체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의 기고 연재를 통해 통화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금융위기 혹은 통화위기란 한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에 불안이 일어나 경제사회가 커다란 혼란을 겪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먼저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대외 신뢰도가 떨어져 외환의 차입이 어려워지게 된다. 또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고, 화폐가치와 주가가 폭락하게 된다. 나아가 금융기관이 파산하면서 예금주들은 금융기관에서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기업의 도산이 속출하고 실업자가 급증하여 사회적 불안이 가중된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수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금융위기를 겪어왔다. 그중에서도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가장 규모가 크고 파장도 컸던 대표적인 위기였다. 1997년의 위기는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았고,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그 진앙지가 되었다. 또 비록 이보다는 정도가 덜 심각했지만 2023년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은행들의 연이은 파산, 소위 '뱅크데믹(bankdemic)'도 그중 하나다.

[격랑의 통화전쟁] 글싣는 순서

1. 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2.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증액
3. 반복되는 금융위기
4. 중국경제력 확대와 위안화 상승
5. '탈달러' 현상에 편승한 위안화 파고들기
6. 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7. 아베노믹스의 명암
8. 암호화폐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미래
9. 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10.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

우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살펴보자. 서구 선진사회는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내세워 동아시아지역의 자본시장을 좀 더 과감하게 개방하도록 요구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필요했기에 별수 없이 자본시장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어떤 안전장치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태국이 가장 먼저 표적이 되었다. 소로스가 회장으로 있는 퀀텀펀드, 타이거펀드 등은 태국통화에 막대한 투기공격을 감행했다. 결국, 태국은 1997년 6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된다. 이후 투기세력들은 잇달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통화가치가 대폭 떨어지고, 나아가 신용경색과 신용불안을 초래하게 되었다.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고 아울러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는 1999년 이후에야 진정을 찾게 되었다.

이 아시아 금융위기의 상처가 점차 아물어갈 무렵 또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2008년 들어 미국은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 3개가 매각되거나 파산하고,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도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는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1997년의 금융위기가 금융변방국들인 아시아 국가에서 촉발된 데 반해, 이번 위기는 금융 최강국인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시발점은 2000년의 '닷컴버블(dotcom. bubble)'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 동인을 가지게 된다. 바로 정보화의 총아 IT산업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1990년대 중후반은 이의 절정기였다. 나스닥시장은 주가가 3배 정도 뛰었다. 그러나 2000년 들면서 점차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진 금리 인상은 결국 IT버블, 혹은 닷컴버블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연방준비이사회(Fed) 의장이던 그린스펀은 IT버블이 종료된 뒤 곧바로 2001년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자 한때 연 6.5%에 달하던 정책금리를 10여 차례의 조정을 거쳐 2003년 6월 1%까지 낮췄다. 이후 시중 유동성이 대폭 늘어나게 되었고 이들은 대부분 주택시장으로 유입되었다. 이로 인해 부동산경기는 당시 부시 대통령행정부의 주택장려정책과 맞물려 유래없는 호황을 맞게 된다.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늘어났고, 이를 증권화했던 점이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뇌관이 된 것이다. 2000년부터 5년간 미국의 주택 시가총액은 무려 50%나 급증했다.

2001~2007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액이 60% 넘게 급증하자, 금융회사들은 소득과 직업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했다. 월가(Wall Street)의 금융회사들은 저신용· 저소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정교한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상품으로 포장해 안전자산인 양 사고팔았고, 이후 집값이 하락하자 폭탄이 터지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틈타 미국의 모기지업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며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나중에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대출자 중 빚을 제대로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즉 상대적으로 저 신용자인 '서브프라임'에 대한 대출마저 급증하기 시작했다. 당시 주택가격은 늘어난 유동성과 적극적인 주택시장 부양책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것이 평소라면 은행이 대출을 꺼렸을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에게도 대출을 시작한 배경이다.

금융회사들은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대거 만들어 유통했다. 이것이 바로 MBS이다. 문제는 이 주택이나 토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인 주택저당증권이 주택가격이 빠지게 되면 곧바로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었다. 물론 주택가격이 한두 달 오르다 말았다면 은행도 섣불리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조가 수년간 지속함에 따라 은행 또한 주택가격은 계속 오르리라 믿게 되어버렸다.

나아가 Wall Street는 저신용· 저소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정교한 주택저당증권 상품으로 포장해 안전자산인 양 사고팔았고, 이후 집값이 하락하자 폭탄이 터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신용평가사들까지 가세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월가의 금융회사들과 공모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했고,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량 부실사태가 증폭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Fed는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2004년 이후 금리를 17번에 걸쳐 4.25%p(1.0→5.25%) 올렸다. 마침내 부동산 거품이 터지고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주택시장 경기가 꺾이고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서 집값이 곤두박질치자 대출을 갚지 못하고 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9월 미국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와 모기지 손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양대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국유화하고, 양사에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두 회사는 미국 전체 모기지 채권 발행 규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연이어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했고 결국 파산되기에 이르렀다.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가까스로 수습하고 한숨 돌리려는 순간 또다시 세계는 위기에 버금가는 금융 불안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2023년 3월로 접어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돼 유럽 크레디스위스(CS)를 무너뜨리고 도이체방크까지 뒤흔든 글로벌 뱅크데믹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를 겪는 동안 급격하게 늘어난 통화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지속하자, 미국의 중앙은행 Fed는 2022년부터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채권의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미국에서 자산규모 16위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뱅크런이 발생하여 2023년 3월 10일 파산하였고, 3월 12일에는 시그니처 은행(Signature Bank)이 연이어 파산하였다. 11개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 달러를 지원받으며 회생을 기대했던 14위의 상업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First Republic Bank Corporation)도 결국 JP Morgan에 인수되어 1천 명의 직원들이 해고를 당하였다.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 사태는 유럽으로 확산하였다. 스위스 2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S, Credit Suisse)은행이 유동성 위기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 증폭으로 주가가 급락한 후 3월 19일 UBS에 합병되었다. 이어 24일에는 독일의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자산규모 및 은행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은행 위기설이 돌면서 주가가 14.9%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뱅크데믹(Bankdemic)'이란 신조어가 탄생하였다. 이는 '은행(Bank)'과 감염병 유행이란 뜻의 '팬데믹(Pandemic)'을 합친 말로, 은행에 대한 공포가 감염병처럼 급속하게 번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다행히 각국의 신속한 대응 속에 파산을 선언했거나, 위기설이 돌았던 은행들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뱅크데믹은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급한 불 정도만 껐을 뿐 여전히 불씨가 곳곳에 남아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번 사태를 통해 재무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어도 공포 심리만으로도 은행들이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면 이번 뱅크데믹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도 고금리 속 안전자산의 배신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Fed는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수습을 위해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2023년 5월까지 1년여 만에 무려 525bp(5.25%p)를 인상(0.0~0.25%→ 5.25~5.50%)했다. 이는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이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단기 및 장기금리 모두 폭등하면서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채권의 시세가 크게 하락하였다. 그 결과 대규모의 자산을 주택저당증권(MBS)과 미국 국채 등에 투자했던 금융기관들은 채권가격이 급락하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규제 완화도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2010년 「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을 제정해 금융규제를 강화하였다. 주 내용은 자산규모 500억 달러 이상 은행들은 매년 건전성 테스트(stress test)를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였다. 즉 건전성 테스트 적용 대상을 자산 2,500억 달러 이상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중소· 지방은행에 대한 규제는 철폐하였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도 이번 사태의 한 요인이 되었다. SNS 등을 통해 은행 위기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폰뱅킹(phone banking)과 같은 쉽고 간단한 방법을 통한 예금 인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것이 뱅크런(bank run)과 은행의 급속한 붕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2008년과 2023년의 금융위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아보자. 첫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인 데 비해,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개별은행의 투자실패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의 성격을 지닌다는 차이가 있다. 즉 2008년에는 뻥튀기한 금융상품을 폭탄 돌리기 식으로 운용하다가 위기가 전 금융기관으로 확산했으나, 2023년에는 몇몇 금융회사들이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지 않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다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둘째, 2008년은 부동산 실물경제에서 파생된 투자 부실이 위기의 단초였으나, 2023년은 단기예금을 유치해 장기 자산에 투자한 은행들의 자금 관리 부실이 위기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차이가 있다. 리만 브라더스(Lehman Brothers)는 구조도 복잡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문제였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미국 장기국채라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투자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실제로 SVB가 투자한 채권은 만기 시 전액 상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복잡한 구조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는 전혀 다르다.

셋째,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2008년 당시와는 달리 금융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과 EU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위기대처 능력을 키우는 조치를 마련· 취해 왔다. 특히 은행의 자금력은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기본자본비율은 14.9%로, 2008년 당시 7.4%의 2배로 높아져 있다. 이에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기라는 인식이 더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이처럼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데 반해, 이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는 많이 부족했다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세계화와 자본자유화의 급속한 확산은 헤지펀드(Hedge fund)나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등 투기자본들이 단기차익의 극대화를 노리고 국제금융시장을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고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소위 '핫머니(hot money)'가 된 것이다. 이는 결국 국제자본의 변동성을 높여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가 세계적 위기로 확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 공학의 발전도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를 했다. 하루가 멀다 않고 이상한 이름의 금융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들 금융상품을 관리하는 기법 또한 첨단을 걷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들은 레버리지(leverage)를 통해 거래되므로 투기성이 강하고 고위험을 수반한다. 1995년 영국의 베어링(Baring)이 파산된 뒤 네덜란드 ING사에 단돈 1파운드에 인수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파생상품 거래는 단 한 번의 투자실패도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더욱이 일부 악명 높은 헤지펀드들은 이 파생금융 거래를 주 무기로 금융취약국들을 공격하고 다니면서 국제금융 질서를 어지럽혔다. 여기에 파생금융상품 거래는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계약 당시 거래당사자 사이에 자금의 흐름이 일어나지 않고 장래의 약속만 존재하는 회계장부에 기재되지 않는 거래라는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 등으로 인해 파생상품은 잇단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미흡과 감독부실도 주요 금융위기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과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내부통제와 외부감독의 강도가 일관성 없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상업금융기관들의 무리한 대출이 자행되었다. 결국, 수익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기가 일어나게 되었고, 이게 브레이크 없이 굴러가다 보니 사고가 터지게 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의뢰기관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엉터리 신용평가 관행도 이에 가세했다.

그런데, 우리가 현실적으로 더 주목하고 걱정을 해야 할 점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위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피폐해지고 모든 경제주체의 삶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국제금융 질서와 시스템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구심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21세기 들어 2차례에 걸쳐 일어난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미국이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연속해서 이어졌다. 이에 미국의 리더십 뿐만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축통화를 당장 변경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국제통화체제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금융 질서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달러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금융위기가 더이상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국제금융 시스템의 안전망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감독 기능도 강화해 왔다. 다만, 이를 일관성이 있게 추진하지를 못해 사달이 난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필요한 경우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 스스로 일상의 업무추진 과정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위기 요인들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문제의 소지가 발생하면 이를 즉시 치유해야 한다. 이는 금융의 가장 중요한 Key word가 다름 아닌 '신뢰(Trust)'이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금융회사의 평판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잘못된 정보가 퍼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남겨야 할 책무가 있다. 이것이 그동안 겪은 수차례의 금융위기 과정에서 배우게 된 중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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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 한덕수에 징역 15년 구형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그날 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겠다는 순간 (중략) 기억도 맥락도 없고 분명하지 않습니다. (중략) 다만 비록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지만, 비상계엄을 찬성하거나 도우려 한 일은 결단코 없었습니다. 그것이 오늘 역사적인 법정에서 제가 드릴 가장 정직한 말입니다." 내란우두머리·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최후 변론했다. 1심 선고는 오는 1월 21일 오후 2시에 나온다. 내란 특별검사(특검)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한 전 총리의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내란우두머리방조·허위공문서작성및허위작성공문서행사·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위증이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관련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11.26 ryuchan0925@newspim.com 이 재판은 내란우두머리방조로 기소됐지만, 지난 3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특검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선택적 병합' 형태로 공소장 변경하라고 요청해 공소 사실이 추가됐다. 선택적 병합은 필수적 병합의 반대 개념으로, 두 개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하면 재판부가 한 가지를 선택해 판단할 수 있는 형태다. 특검 측은 한 전 총리가 내란 범행에 가담하기 위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국무위원 정족수를 채우려고 시도하거나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본다. 또 진술을 수차례 번복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점도 양형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봤다. 위증과 관련해선 명백하게 밝혀진 바가 있고, 한 전 총리도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받은 적이 없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한 기억이 없다'라고 했지만, 이후 공개된 12·3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에는 한 전 총리는 선포문을 받고 이 전 장관과 약 16분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CCTV에는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에게 비상계엄 사실을 알리자 한 전 총리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또 한 전 총리는 당일 '국무위원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빨리 오라'고 통화를 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이날 특검 측은 한 전 총리에 징역 15년을 구형하며, 12·3 비상계엄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검 측은 과거 내란 범죄가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었다면, 12·3 비상계엄은 수십 년간 한국이 쌓은 민주화의 결실을 한 순간에 무너뜨려 더 막대하게 국격을 손상하고 국민에게 상실감을 줬다고 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국가의 2인자로서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내란 범행에 가담해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특검 측은 "그간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죄에 상응하는 책임 엄히 물었다. 강화된 양화기준 발전된 시대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 고려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피고인을 엄히 처벌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불행 역사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국무위원을 모은 게 아니라 대통령을 저지하기 위해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증 역시 큰 충격을 받아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최후진술에서 직접 준비한 종이 한 장을 들고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며 말 문을 열었다. 그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이 겪은 고통과 혼란을 가슴 깊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1970년 경제 관료로 입문해 한평생 공직을 걸어 왔다. 경제 정책 최일선에서 일했다. 대한민국은 제게 많은 기회를 줬고, 전력을 다하는 게 그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 길의 끝에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여기 계신 어떤 분보다 제가 스스로를 더 혹독하게 추궁했다. 그날 밤 혼란한 기억을 복기할수록 제가 부족한 사람이었다는 절망만 사무친다"라며 "저는 그 괴로움을 죽는 날까지 지고 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재판을 마치고 '국민들 앞에서 한마디 하실 말씀 없냐',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100wins@newspim.com 2025-11-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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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년내 소각 의무화' 연내 마무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건강한 자본 시장을 위해 3차 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사진=뉴스핌DB] 한 정책위의장은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이은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에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자사주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되는 나쁜 사례가 많았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자사주 마법을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임직원 보상 목적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할 때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자사주에 대해선 신규 취득 자사주와 동일한 의무를 부여하되 법 시행 후 6개월의 추가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날 민주당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 정책위의장도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11-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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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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