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언급
미 국채 금리 인상에 국내 국채 및 은행채 영향
3% 주담대 사라져, 최상단 금리 7% 이상도 등장
고금리 장기화 우려, 차주 부담 증가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다. 미 국채 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국채 및 은행채도 덩달아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를 감안할 때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아 차주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단 금리는 고정(혼합)상품이 6.5%에 육박했으며 변동상품은 7%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8월초 대비 최대 1%포인트(p)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핌DB] |
역대 최대 규모의 가계대출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차주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향후 전망은 더욱 부정적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했지만 올해안에 한차례 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추가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회의 때마다 데이터를 반영해 금리를 결정한다"면서도 "연내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리자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고금리 장가화 '공포'가 현실화되며 미 국고채 2년물 금리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5.19%까지 치솟았다. 이에 국내 국채 금리도 21일 기준 3년물 3.930%, 10년물 4.031% 등 레드랜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며 국내 은행권 주담대 고정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4.5%에 육박하고 있다. 3월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중에서는 3%대 주담대가 사실상 사라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2.00%포인트. 이미 역대 최대 수준의 격차가 발생한 상황에서 미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한다면 국내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 인상을 자제하더라도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미국의 높은 금리가 오래가면 우리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국내 실물 경제를 고려해 금리를 낮추고 싶어도 제약 조건이 커지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바 있다.
미 연준은 오는 11월 한 차례 더 회의를 열 예정이다. 예고대로 추가 인상을 단행할지 아니면 일부 주장처럼 단순한 경고성 발언이 불과할지 등 이 회의 결과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긴축을 오랜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내년 금리인하를 배제하면서 포지션을 쌓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