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직원 폭행·살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한국인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공범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 씨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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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씨 측은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할 기회를 달라며 선고기일 연기를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들은 검사를 통해 합의를 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예정대로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과 공범이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과 발, 야구방망이 등 둔기를 사용해 피해자를 무차별 구타하고 그 결과 신체 여러 부위에 가해진 외력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난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주범 김모 씨와 함께 한국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임모 씨를 야구방망이와 전기충격기 등을 이용해 폭행·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태국 현지 경찰에 붙잡힌 윤씨는 2016년 살인과 마약 등 혐의로 현지 법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2021년 사면됐다. 지난해 4월 국내로 강제송환된 윤씨는 우리나라에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가해진 폭행으로 저항할 의지도 갖지 못한 피해자를 잔인한 방법으로 폭행해 사망하게 했으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후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체를) 숨길 장소를 찾기에 급급했다"며 "죄질과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주범 김씨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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