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직원 살해하고 사체 유기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 직원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전지원 부장판사)는 18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불상의 도구로 피해자의 손톱을 뽑았다는 점, 야구방망이 또는 목검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렸다는 점'에 대해 원심과 달리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손과 발, 야구방망이 등 둔기를 이용해 피해자의 가슴, 복부 등 여러 신체부위를 무차별 구타했고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점은 충분히 인정된다"며 "단순히 일부 폭행의 태양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피고인을 처벌하지 않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직권으로 변경된 사실관계를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설령 피고인이 직접 살인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가한 폭행의 태양과 정도가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예견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과 마찬가지로 살인의 점을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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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계속해서 차량 뒷자석에 방치했던 점, 공범이 경찰에 자수하기 전까지는 사체가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되지 않고 당심에 이르러 양형조건의 변화도 없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과거 국내 폭력조직에서 활동했던 김씨는 태국으로 건너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중 지난 2015년 11월 자신이 고용한 개발자 임모 씨(당시 24세)를 공범과 함께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임씨가 프로그램 관리 시스템을 빨리 개발하지 못하고, 회원정보 등을 빼돌린다고 의심하고 상습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후 현지에서 검거된 공범과 달리 베트남으로 도주한 김씨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국내로 송환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태국으로 불러 고용한 뒤 도박사이트 정보를 빼돌렸다는 이유로 장기간 폭행했고 피해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책임 전부를 공범에게 미루고 범행 은폐를 시도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계획적 또는 확정적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은 점, 피해자에 대한 상해와 마약류 흡입 등 사건으로 징역 4년 6월의 별도 형이 확정된 상태인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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