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불법 침공에 맞서 574일째 투쟁...수만명 사망"
"러 거부권 때문에 전쟁 못 멈춰...안보리 개혁 필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참석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면서 안보리 거부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불법적이고 정당한 이유없는 침공을 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연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미 574일간의 고통과 상실 그리고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적어도 수만 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의 집을 파괴함으로써 수백만 명을 난민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도 안보리 거부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유엔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략국(러시아)이 거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로인해) 유엔이 분쟁 해결에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면서 "러시아의 거부권이 박탈되고 안보리 활동이 정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침략을 저지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유엔 총회에 실질적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열망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안보리의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독일이나 일본을 비롯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상임이사국에 추가돼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보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이날 국방색의 셔츠와 바지 차림으로 안보리 회의장에 나와 연설했다.
한편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동안 자신의 휴대폰을 들여다 보며 딴청을 피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 이후 네벤자 대사의 발언 순서가 되자 대회장에서 먼저 퇴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