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점유율 1.6%…대형사 외 점유율 유일 증가
운행한 거리 만큼 내는 보험료에 고객 눈길
손해율 97.9%로 보험사 평균 상회…적자 지속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자동차 보험 후발 주자인 캐롯손해보험(캐롯)이 외형 성장에도 100%를 넘나드는 손해율에 고전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다 보니 적자가 이어져서다.
13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 자동차 보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1.3%에서 지난 6월말 1.6%로 6개월 동안 0.3%포인트(p) 늘었다.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면 중소 보험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중 캐롯만 지난 상반기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다.
캐롯은 2019년 한화손해보험이 주도해 만든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주력 보험 상품은 자동차 보험이다.
캐롯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보험사가 자동차 보험 시장 80% 이상 점유하는 영업 환경에서 차별화한 보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기존 자동차 보험에 IT 기술을 더해 주행 거리에 따라 매월 보험료를 후불로 내는 '퍼마일 자동차 보험'을 출시했다.
퍼마일 자동차 보험은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이나 도심 외곽으로 나갈 때만 차를 운전하는 고객에게 유리하다. 2020년 2월 출시된 후 누적 가입 건수는 138만건을 넘었다. 고객 만족도도 높다. 자동차 보유자라면 의무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은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퍼마일 자동차 보험 고객 재가입률 90%를 상회한다. 지난 8월 기준 91.3%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9.13 ace@newspim.com |
문제는 손해율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캐롯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97.9%다. 보험사 평균인 78%를 상회한다. 손해율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금을 많이 지급했다는 의미로 보험사 이익은 줄어든다.
실제로 캐롯은 해마다 순손실을 내고 있다. 2020년 -381억원, 2021년 -649억원, 2022년 -785억원 등이다. 올해는 지난 상반기까지 순손실 규모가 약 151억원이다.
캐롯은 보험 가입자를 더 늘려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면 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 발현 전까지는 손해율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롯 관계자는 "보험료가 (다른 보험사보다) 싼 편이라 보험료 수입이 적다"며 "사고가 났을 때 상대적으로 손해율에 반영되는 게 커 보험사 평균 손해율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매출을 빠르게 늘려 계속 점유율이 올라가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면 사고 손해율도 낮아질 것"이라며 "(자동차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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