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78%…코로나19 이전 80%대보다 낮아
금융당국 "손해율 안정적 유지되면 보험료 조정"
상생금융 감감무소식…보험료 인하 막을 명분 적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손해보험사가 지난 상반기 5559억원 흑자를 낸 가운데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 상생금융 강조 기조 속에서도 보험사 상생금융 계획은 감감무소식이었으나 이번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공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잠정치를 보면 지난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5559억원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6265억원)와 비교해 706억원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료 후 나들이 증가 및 교통사고도 늘며 손해율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지난 상반기 손해율은 78%로 지난해 상반기(77.1%)와 비교해 0.9%포인트(p) 올랐다. 손해율은 해당 기간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 78~80%를 안정적인 범위로 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손해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도 손해율은 여전히 낮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손해율 추이를 보면 2017 80.9%, 2018년 86.6%, 2019년 92.9% 등이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손해율은 85.7%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9.11 ace@newspim.com |
자동차 침수가 많은 장마철에도 손해율이 80% 밑으로 관리됐다는 점도 차 보험료 인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회사 손해율은 77.2%를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차 보험료 조정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을 기초로 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보험사, 한화생명 이후 상생금융 계획 없어…보험료 인하 막을 명분 적어
은행과 카드사와 달리 보험사가 이렇다 할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지 못한 점도 차 보험료 인하 요구 압력을 커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은행과 카드사 등은 지난 상반기 취약차주 대상으로 이자 감면이나 상환 유예 등 상생금융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한화생명이 지난 7월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한 후 다른 보험사는 관련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러 보험사가 상생금융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다고 알려졌으나 구체적으로 발표한 회사는 현재까지 없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며 "보험료 인하 영향이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다"며 "향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손해보험사 관계자도 "자동차 손해율이 계절을 타기 때문에 봐야 한다"며 차 보험료 인하 계획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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