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최근 다시 고개를 든 유가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종료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물가 지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은 확신하고 있지만 연내 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만약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 속도가 감지될 경우 11월이나 12월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 전망이며,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뉴저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 8월 CPI 반등 예상
월가는 현지시각으로 13일 발표될 미국의 8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지난 7월의 0.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기록한 1.2%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 속도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전망치는 전월 대비 0.8% 상승이었는데, 8월 중 6% 넘게 오른 휘발유 가격을 감안한 전망치다.
전문가들은 8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3.6% 올라 7월의 3.2% 상승을 웃돌 뿐만 아니라 5월의 4.0% 이후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우캐스팅 전망치는 전년 대비 3.84% 상승을 점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8월 중 전월 대비 0.2% 오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비로는 직전월과 같은 수치이나 전년 대비 수치는 직전월의 4.7%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나우캐스팅은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4% 오르고 전년 대비로는 4.29% 상승하는 등 물가 상승 속도가 가속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브스는 연준이 물가지표 중에서도 메디케어나 금융 서비스 비용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물가와 주택 가격 추이를 눈 여겨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금 상승이 부추겼던 서비스 물가가 얼마나 둔화할지, 또 가격 반영에 오랜 시차가 발생하는 주택 가격 추이를 봐 가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3.09.11 kwonjiun@newspim.com |
◆ 고유가 여파 '기간'이 관건
전문가들은 지난달 물가 반등이 예견됐던 만큼 지난주 미 증시도 주간 하락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이미 어느 정도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개를 든 유가가 미국 물가 추이에 얼마나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시장 충격의 강도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즈호증권의 알렉스 펠레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반등이 일회성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화할지에 따라 시장 반응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증시가 매우 인상적인 상반기를 보낸 만큼 거시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4분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소속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주노는 "내년 인플레이션이 완화돼 침체 없이도 연준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8월 CPI만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BofA는 11월 한 차례 금리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아넥스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투자자들이 인플레 지표에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많은 이들의 바람대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3%로 판단 중이나, 11월과 12월에도 동결이 이어질 확률은 각각 53.5%, 53.1%로 추가 인상될 가능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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