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장관, 국회 정무위 답변서
"이 회장, '백 장군 親日 아니다' 말해"
광복회 "功은 공, 친일은 친일대로 평가
국민 각자 판단 맡기는 게 옳다는 입장
'친일 행적' 기록 삭제 때도 유감 성명"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광복회는 5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 과정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세 번 네 번 '백선엽 장군이 친일(親日)이 아니다'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광복회는 "백 장군과 관련해 광복회와 이 회장은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공(功)은 공이고, '친일'은 '친일'대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라고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광복회와 이 회장은 "백 장군이 일제 치하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해방이 되면서 영어군사학교에 들어온 이후 한국전쟁과 국군의 발전에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나머지는 국민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9.04 leehs@newspim.com |
특히 광복회는 보훈부 장관이 '이 회장이 말하길 광복회 선배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거기서도 백 장군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아니더라고 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이 회장이 이전 광복회에서 나온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 책자를 보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복회는 "이 책은 조사를 한 책이기 보다는 광복회에서 해방 후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의 자료를 근거로 친일 반민족 행위자 리스트를 만든 책인데, 이 책의 명단에 백 장군이 빠진 것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광복회는 지난 7월 보훈부가 국립대전현충원의 백 장군 안장자 기록에서 '친일 행적' 관련 기록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유감 성명을 냈다는 것도 다시 한번 밝혔다.
고(故)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2023년 7월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안에 세워졌다. 백남희 백 장군의 장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가보훈부] |
당시 광복회는 "대전현충원 안장자 기록에서 백 장군의 '친일 행적' 기록을 보훈부가 법적·절차적 논의,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은 국민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성급한 판단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며 원상복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대통령 소속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의 법과 절차에 따른 '친일기록' 삭제를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절차적 정당성이 있어야 하며, 광복회를 포함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광복회는 "보훈부가 많은 우선 순위 속의 일들은 제쳐 두고 유사한 논란을 빚고 있는 다른 국가 유공 호국 인사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 없이 유독 백선엽 1인에 대해서만 집착하는 것도 의도적이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