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데이터 활용 범위·정도 등 보안 강화 우선"
전문가 "명확한 혜택 설정으로 계열사 참여 유도 필요"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LG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엑사원 2.0'이 다음달부터 LG의 각 계열사에서 본격 활용될 예정인 가운데, 계열사의 데이터 보안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계열사라도 공통된 AI 프로그램을 통해 각 산업의 핵심 데이터 공유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계열사들이 이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사전 작업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달 공개한 생성형 AI '엑사원 2.0'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각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를 우선 고객사로 선정, 계열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서의 실무 활용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엑사원 2.0의 실용도가 높아지면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간거래(B2B) 등에도 나설 전망이다.
LG AI 연구원에서 개발한 엑사원 2.0이 원천기술이라면 최종적으로 산업 현장에 적용시키는 것은 각 계열사들의 담당 영역인 셈이다. 엑사원 2.0은 약 4500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초거대 AI 프로그램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엑사원 2.0'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최지환 인턴기자] |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각 계열사들의 전자제품과 바이오, 배터리, 신소재 등 첨단 분야의 데이터들이 산업 영역을 넘나들어 회사 외부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본격적인 활용에 앞서 데이터 활용 범위·정도 등에 대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LG 계열사여도 데이터 공유를 위한 세밀한 논의, 데이터 공유를 기반의 산업 현장 활용 방안 등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엑사원을 활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LG는 현재 특정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엑사원 2.0을 통한 기술 모범사례를 이끌어내면 이를 다른 계열사로 확산시켜 시너지를 내는 방식의 모델을 구상 중이다. 또 이를 위해 엑사원 2.0 개발을 시작한 이후 각 계열사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LG전자 등 계열사들은 당장 구체적인 자체 엑사원 2.0 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에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종의 AI 플랫폼인 만큼 각 계열사들은 데이터 공유에 대한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며 "엑사원이 고민하는 솔루션을 비롯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제조 프로세스 솔루션 등 각 산업분야에서 어느 정도로 활용될 것인지에 대해 계열사들과 합의점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열사들이 엑사원을 통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 정확한 정의가 이뤄져야 각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일단 계열사 간 데이터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보안과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철저한 데이터 보안이 이뤄진 뒤에야 엑사원 2.0의 사업 확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첨단 기술에 대한 보안이 워낙 중요해진 만큼 계열사들이 적극 나설 수 있는 범위에서 계열사 간의 시너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해 B2B 사업으로 확장되면 앞으로 LG를 이끌어갈 중요 플랫폼으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