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호주에서의 노동자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며 1년 반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파업 장기화,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요 쏠림 등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을 경고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9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MWh(메가와트시)당 43.545유로로 전 거래일 대비 40.1% 급등했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이날 장중 상승 폭(40%)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이기도 하다.
셰브론과 우드사이드 에너지그룹 등 호주 주요 액화천연가스(LNG공장)의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에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진 것이 원인이다.
정확한 파업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호주 파이낸셜 리뷰는 내일 회의 진행 상황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에 근로자들이 본격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인스파이어드 Plc의 닉 켐벨 컨설턴트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호주에서 물량을 사들이던 아시아 바이어들이 대체제를 찾기 위해 유럽 시장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달 유럽에서 LNG 수입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저장 공간에 여유가 있는 우크라이나로 유입되는 물량이 증가한 점, 노르웨이 가스 회사들의 유지 보수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투기 세력의 숏커버링 움직임도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천연가스 가격 추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기 세력이 가격이 급등하자 숏커버링에 나서며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6월에도 투기 세력의 포지션 전환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유럽 천연가스 시장에 아시아 바이어들까지 가세하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유럽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인플레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시장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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