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30세 미만 자발적 이직률 2년새 4배 늘어
MZ세대, 코로나 엔데믹 이후 퇴사·이직 결정 급증
"벤처기업이나 핀테크 등애서 새로운 기회 찾아"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고액 연봉과 안정적인 정년 등으로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금융권에서도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후 채용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움추려있던 MZ세대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특성상 조직문화가 유연한 핀테크업체 등이 이직 선호군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일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세 미만 직원과 사원급의 자발적 이직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이직이란 희망퇴직, 계약만료, 해고 등을 제외한 본인 희망으로 인한 이직을 의미한다.
가상세계에 구현된 '하나 글로벌캠퍼스'에서 행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하나은행] |
KB금융의 경우 MZ세대에 해당하는 30세 미만 직원의 자발적 이직률은 지난 2020년 1.3%에서 2022년 5.5%로 4배 이상 늘었다. 30세 미만 직원의 자발적 이직률은 30~50세 미만 3.0%, 50세 이상 2.9%와도 차이가 났다.
하나금융도 MZ세대에 해당하는 행원(사원)의 자발적 이직률이 지난해 5.19%로 관리자급(3.26%), 책임자급(1.7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행원의 자발적 이직률은 2020년(0.1%), 2021년(0.4%) 대비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자발적 퇴직인원 비율이 4.3%로 전년(5.9%)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0세 미만의 이직 및 퇴직자는 총 139명으로 직전년도(135명)에 비해선 늘었다. 2020년 100명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체 자발적 이직률이 전년도와 비슷한 1.6% 수준이었지만 직급별로는 과장 미만이 2.1%로 부서장(0.8%), 과장~부부장(1.2%)보다 높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가 종료되고 취업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금융권보다 다른 산업군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MZ세대들이 많아졌다"며 "일반적인 기업들보다 보수적인 색채가 있는 금융권에 경험을 한 뒤 벤처기업이나 핀테크 등 좀 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경향들이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시대에 재택근무를 경험하다 종료 후 오피스시대가 열리면서 사무실 내 조직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들이 있는 것 같다"며 "경기가 어려울 때는 이직률이 낮다가 이후 이직률이 반짝 올라가고 그 이후에는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4대금융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자발적 이직률이 늘어나는 것과는 별개로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육아휴직을 하루 이상 사용한 직원 중 남성은 137명으로 2020년(105명), 2021년(97명) 대비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도 남성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자가 2020년 34명, 2021년 41명, 2022년 7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금융도 육아·출산휴가를 사용한 남성 직원이 22명→26명→33명으로 늘었고, 우리금융도 10명→25명→57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