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의 대조적 행보가 눈길을 끈다. 한국은 이미 2패와 함께 무득점·3실점을 기록하고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전을 앞두고 있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떨어질 딱한 처지다. 반면 C조의 일본은 잠비아를 5-0, 코스타리카를 2-0으로 이기고 우승후보 스페인까지 4-0으로 완파, 3전 전승에 무실점 11득점을 기록했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콜린 벨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 = KFA] |
콜린 벨 감독의 지론에 따라 고강도 훈련을 견딘 한국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세다. 이번 대회 출전 32팀 중 가장 많다. 최연소 참가 선수인 2007년 케이시 유진 페어의 합류로 그나마 낮아진 수치다. 한국을 누르고 본선 사상 첫 승리를 거둔 FIFA 랭킹 72위 모로코는 평균 연령이 25.5세로 H조에서 가장 젊다. 콜롬비아는 26.1세이며 한국의 마지막 상대인 독일도 평균 연령이 26.3세다.
장기 전략으로는 타당하더라도 주전 대부분이 30대인 한국 대표팀이 고강도 훈련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곱씹어볼 문제다. 나이는 따지지 않고 최고의 선수를 뽑았다는 벨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3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5골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하면 짐을 싸야할 형편이다.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이 스페인을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FIFA] |
일본대표팀 평균 연령은 24.8세다. 세대교체 성공으로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넣은 11골 중 7골은 2018년 20세 이하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미야자와 히나타(4골), 우에키 리코(3골)가 합작했다. 연령별 대표팀 출신인 이케다 후토시 감독이 '젊은 피'들을 중용하며 2021년부터 성인대표팀 감독까지 겸하고 있다.
'젊은 피'가 주축이 된 일본은 점유율을 포기하고 빠르고 강력한 역습을 앞세운 팀으로 거듭나 2011년 대회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일본은 월드컵 다크호스가 아닌 우승후보다"라며 "일본이 공격에서 속도·정확성·지능을 갖췄고 수비에서는 견고함·조직력·결단력을 바탕으로 스페인을 크게 이겼다"라고 전했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남자 대표팀이 스페인을 상대로 그랬듯 볼 점유율을 완전히 내주고도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일본은 5일 노르웨이와 16강전을 갖는다. 일본이 A조 첫 경기에서 홈팀 뉴질랜드에 진 노르웨이를 꺾고 4강까지 오르면 최강국인 미국이나 네덜란드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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