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최악의 대중국 수출 마이너스
미국 규제 속 중국 합자 투자 등 방안 절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중국발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를 밑돌면서 하절기 수출이 뒷걸음질을 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들어 감소폭이 줄어들었던 수출이 여름철 글로벌 수요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 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대 중국 수출은 6017억7093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누적으로만 볼 때에도 올해를 제외하고 2000년 들어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한 해는 ▲2001년(-1.4%) ▲2009년(-5.1%) ▲2014년(-0.4%) ▲2015년(-5.6%) ▲2016년(-9.3%) ▲2019년(-16%) ▲2020년(-2.7%) ▲2022년(-4.4%) 등으로 나타났다.
광양항 전경 [사진=여수광양항만공사] 2023.04.27 ojg2340@newspim.com |
2019년의 경우, 전년도 반도체 수출이 급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나마 대 중국 수출은 코로나19 엔데믹 후 리오프닝 효과가 날 것이라는 예상때문에 당초 수출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현지의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했을 뿐더러 시장에 대한 기대치도 내려앉은 분위기다.
앞서 지난 1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진출 한국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현지에 진출한 전체 기업들의 지난 2분기 현황 BSI가 시황이 76으로 전분기 대비 1p 상승한 데 그쳤다. 매출은 76으로 전분기 대비 1p 하락했다.
산업연 관계자는 "현지에서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추가적인 투자 움직임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시각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해서는 한계 측면 등 변수가 있다"며 향후 무조건적인 낙관 판단을 경고한 바 있다.
이런 통상 여건 속에서는 하반기 수출 규모를 키워나가는데도 부담이 커진다.
통상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9~10월께 수출 증가세를 내다보고 있긴 한데, 무역수지 마이너스를 극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바라본다.
월별 무역수지가 지난달 들어 반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7~8월 휴가철에 따른 통상 비수기 영향으로 마이너스로 향한 중심축을 끌어올리는 데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일단 4분기 수출을 통해 무역수지 적자폭을 좁히는 게 정부의 현안 과제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올들어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에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해결이 쉽지 않다"며 "중간재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자급율을 높이고 있고 이미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가 다른 국가로 이전하면서 대중국 수출을 키우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경훈 연구위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규제도 있긴 하나 미국 역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며 "중국에 대한 규제 영향을 받고는 있으나 합자 투자라던지 여러 방식 등으로 중국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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