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 확정
아파트 거래량 연초대비 3배 늘고, 신고가 잇달아
층수, 용적률 규제 완화로 사업성 개선도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에 투자수요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사실상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거래량 증가뿐 아니라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년만에 전고점 대비 20% 가량 급등한 가격에 손바뀜이 일어나며 신고가 갱신이 줄이을 태세다.
한강변 35층 규제가 사라져 사업성이 개선된 데다 성수동 일대까지 확장되는 도시 조성으로 지역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 절차에 속도가 붙으면 부동산 '큰 손'의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재건축 빨라진다" 압구정 일대 신고가 행진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투자심리 위축에 잠잠하던 압구정동 일대 주택시장이 재건축 훈풍을 등에 업고 급반전하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이 연초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한 달 거래량이 4건에 불과했으나 5월 10건으로 늘었고 6월에는 19건으로 껑충 뛰었다. 부동산 실거래 신고가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라는 점에서 6월 거래량이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최대치다.
압구정 단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급매물 소진에 이어 추격매수까지 붙으면서 신고가 거래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현황을 보면 지난달 압구정동에서 가장 고가에 거래된 단지는 한양4차(286가구)로 전용 208㎡가 64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은 2년여 만에 거래로 직전 거래가 52억7000만원과 비교해 11억3000만원 상승했다. 2017년 실거래가 32억원에서 5년 만에 2배 상승한 것이다.
현대10차(144가구)는 전용 108㎡가 37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2021년 2월 기록한 31억9000만원으로 2년여 만에 6억1000만원 올랐다. 현대8차(515가구)도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가(48억7000만원)보다 8000만원 높은 49억5000마원에 실거래됐다.
집값이 뛰면서 경매시장에도 열기를 뜨겁다. 지난주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6동(전용 118㎡)이 감정가 44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55억2799만9000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24.8%로, 50억원이 넘는 매물임에도 10명이 경쟁해 주인을 가렸다.
◆ 층수, 용적률 규제 완화로 사업성 개선 기대
압구정 일대의 아파트 실거래가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동안 멈췄던 재건축 절차가 정상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가 '압구정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한강변의 경관을 창의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여러 규제를 풀었다. 압구정지구의 최고 층수는 35층에서 50층 안팎으로 상향됐고, 한강변 첫 주동 15층 규제도 창의·혁신 디자인을 도입하면 높이 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압구정역과 인접한 3구역은 혁신 디자인 등을 적용해 최고 70층으로 허용했다. 압구정동 396의 1 일대 77만3000㎡는 현재 최고 15층, 8443가구에서 최고 50층, 1만1830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압구정2-5구역이 재건축에 속도를 낼 경우 인근 나머지 지역도 정비사업을 뒤따를 공산이 크다. 지역 내 사업지 모델이 생기면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압구정동은 미성, 현대, 한양 등 아파트 1만여 가구가 6개 구역으로 나눠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압구정역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올해 초부터 신속통합기획 사업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급매물 위주로 자산가들의 매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기존 민간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 기간이 절반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만 잘 모아질 경우 4~5년 정도면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