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집권 7개월만에 백악관 초청 받아...이례적
극우 강경 정책, 정착촌 확대로 바이든과 갈등 고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이스라엘 총리실은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간의 통화는 지난 3개월 이후 4개월 만이고, 네타냐후 총리는 취임한 지 7개월만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받은 셈이다.
다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의 구체적인 방미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백악관 역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바이든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초청이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의원 내각제 정부여서 정부 권한은 총리에게 집중돼 있고, 대통령은 상징적이고 의전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헤르초크 대통령을 먼저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고, 미 의회도 다음날 그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이를 두고 바이든 정부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헤르초크 대통령을 먼저 백악관에서 만나는 것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맹방이자, 최대 원조 수혜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양국 정부의 갈등 양상은 보기 드문 일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초강경 우파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서, 1년 6개월 만에 권좌에 복귀했다.
이후 네타냐후 정부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반대에 불구하고,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와 유혈사태로 빚고 있고, 인근 중동 지역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밖에 사법 무력화 정책 등 초강경 우파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어서 백악관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네타냐후가 과거 집권 시절에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반기를 들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에는 그와 밀착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달갑지 않은 포인트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