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윤 회장 지시로 650억 횡령 혐의
들러리 입찰 주도…"입찰 공정성 훼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알펜시아 입찰담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입찰방해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KH그룹 자금 총괄부사장 김모(49) 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및 입찰방해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
김씨는 KH 그룹의 자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배상윤 KH그룹 회장 지시에 따라 약 650억원 상당의 그룹 자금을 배 회장의 채무변제와 카드대금 결제에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계열사 자금 약 4000억원을 동원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하고 배 회장의 차명업체가 리조트를 인수하도록 해 배 회장의 개인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대해 배임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리조트 인수과정에서는 들러리 입찰업체를 내세워 중복입찰을하고, 강원도 측으로부터 취득한 비밀인 매각예정가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낙찰받아 입찰의 공정성을 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자유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기업을 사유화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며 "국내외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배상윤 회장을 신속히 검거, 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펜시아 입찰담합 사건은 강원도개발공사와 KH그룹이 담합해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이 골자다.
알펜시아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위해 1조6000억원을 들여 만든 리조트로, 강원도개공은 2021년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총 매각 대금 7115억원에 이를 매각했다.
특히 입찰에 참여한 기업 2곳이 모두 KH 계열사로 확인되자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같은해 7월 공사와 KH강원개발을 상대로 입찰 담합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로 넘어왔다.
검찰은 이후 강원도개공과 강원도청,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KH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H필룩스·KH일렉트론 등 계열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65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6월 리조트 인수 등 사업상 이유로 외국으로 나간 뒤 현재 동남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중 사업을 마무리 짓는 대로 자진 귀국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외국에 머무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배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 씨 등 2명을 범인도피, 상습도박 방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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