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근로 여건 개선정책' 전문가 간담회 참석
늘봄학교 등 장시간 노동 전제 정책, 저출생 근본 대책 안돼
"영유아기 때 가정 가장 중요, 고용노동부와 협력 강화"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영유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노동시간 단축'으로 저출생 등 아이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육아기 맞벌이 가구의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돌봄-근로 여건 개선정책 연계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맞벌이 부부의 근로 여건이 아이들을 충분히 돌봐줄 수 있게 돼야 가정의 기능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건 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돌봄·교육이 하나의 축이라면 또 하나의 축은 근로 여건 개선"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 돌봄, 근로 여건 개선 이 세 가지 축을 조화롭게 확립해 국가 책임 체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돌봄-근로 여건 개선정책 연계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교육부 제공] |
교육부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장시간 노동을 전제로 한 정책은 돌봄 공백 해소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는 윤 정부가 추진했던 노동 개혁 정책과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그간 윤 정부는 노동 개혁 중 하나로 주 노동시간 69시간 확대 기조를 내세워 왔다. 이 때문에 진보 정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정부가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이 부총리가 언급한 노동시간 단축은 전체 노동자를 상대로 한 게 아니고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와 관련한 것"이라며 "영유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 한했다"고 설명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만 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제도를 말한다. 1년간 이용할 수 있으며 노동시간은 주 15~35시간 사이여야 한다. 다만 해당 제도를 사용한 사업체가 전체 7.4%에 불과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비판을 받는다.
방과후 초등학교 돌봄 교실인 늘봄학교 운영 모습. [사진=뉴스핌DB] |
교육부의 '늘봄학교'도 저출생 거꾸로 정책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늘봄학교는 방과 후 초등학생 돌봄 교실로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정책이다. 가정 돌봄은 외면한 채 장시간 노동만 장려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현 241곳에서 연내 300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교육부와 노동부는 향후 부처별 정책과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는 '아동돌봄 친화적 근로 여건 조성방안'에 대한 전문가 발제, 육아 지원제도 정책 현황, 초등돌봄 연계 운영 현황 등 토론, 종합 논의 순으로 이뤄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로 전문가 제안과 정책 실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