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민 건강이 최우선 원칙"
기시다, 방류 안전성 등 직접 설명할 듯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뒤 14일까지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최대 관심사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른 안전 문제가 될 전망이다.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하면 양국 정상은 지난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2개월 만에 다시 마주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여섯 번째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방문 일정을 발표하며 "이번 순방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도 갖는 것으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5.21 photo@newspim.com |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의제로 논의할지 사전 논의하지 않는다"며 "한일회담이 성사되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총리는 일본 국민의 건강과 안전, 가까운 이웃들과의 신뢰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일본 총리의 언급이 있다면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입장과 원칙을 견지하면서 필요한 말씀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감시 시스템 등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4일 공개한 종합보고서를 근거로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5일 기시다 총리가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으로부터 종합보고서를 받은 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갖고 (오염수의 안전성을) 국내외에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UN산하 국제기구인 IAEA의 발표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향후 IAEA와 일본 정부가 제시한 실시 및 점검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IAEA와 일본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오염수 문제와 함께 북핵 문제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 증진,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에 대한 주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다만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양 정상이 긴 시간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관련해 직접 발언한다고 하는데, IAEA가 발표한 결과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중국 관계 등에 대한 내용도 나올 수는 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외교 일정상 피상적인 논의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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