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전국 86개 문화관광축제 대상 캠페인
서비스 정보 명시 필요…음식 성분, 재료 등 공시
'가격' 이슈→'스트리트 푸드' 정비·선진화 계기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근 영양군 산나물축제에서 옛날과자 1.5㎏을 7만원에 판매하는 장면이 한 예능을 통해 전파를 타면서 '바가지 물가' 이슈가 수면 위로 올랐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등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착한 가격 캠페인'을 통해 '바가지 요금' 근절 대책을 마련했으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들여다 봐야 하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2일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바가지 물가'를 잡기 위해 문체부가 지원하는 전국 86개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착한 가격 캠페인'을 추진해 축제 수용태세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인들이 빈대떡을 판매하고 있다.(본 기사와 관련 없음) |
문체부는 지역 문화·관광재단, 축제조직위원회 등 축제 주관기관들이 중심이 돼 '착한 가격'을 약속하는 자리를 갖고, 대한민국 구석구석 축제통합페이지에서 미리 먹거리 가격 정보와 사진 등을 사전에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관광축제 현장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아울러 7월부터 9월까지 진행하는 '축제 아카데미' 교육과정을 활용해 가을 축제 철을 대비한 관계자 현장 집합교육 실시, 문화관광축제 개최 지자체와 지역재단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집합 교육도 진행한다.
매해 진행한 정부의 캠페인이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정부의 노력도 물론이지만 지자체, 특히 상인 협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상인협회가 '바가지 요금'의 문제를 인식하고 협의체 내에서 자성하고 노력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권고와 같은 행정조치 등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바가지 요금'에 대한 객관적 지표 마련도 시급하다. 여행 성수기에는 식당, 숙박 등의 가격이 평소보다 확 뛰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가지 요금'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고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훈 교수는 "정부가 '바가지 요금'을 없애라곤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명료하지 않다"며 "바가지 요금의 개념을 과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바가지 요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랑장미공원에서 서울장미축제가 열리고 있다. 서울장미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장미를 바라보며 주말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서울장미축제는 오늘부터 28일까지 열린다. 2023.05.13 leehs@newspim.com (본 기사와 관련 없음) |
'바가지 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비스에 대한 정보 명시가 명료해야 한다. 이 교수는 "음식의 경우 성분, 용량 등을 소비자에 공시해야 한다. 사진이나 모형을 미리 보여주면 소비자가 가격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며 "숙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명시되면 가격이 높더라도 바가지는 아니다. 선택의 자유를 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바가지 요금' 캠페인이 '가격' 이슈에서 '스트리트 푸드의 선진화'로 확장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입장이다. 이번 캠페인을 기회로 삼아 길거리 음식 문화를 재정비하고 편견을 깨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의미다. 길거리 음식일지라도 성분과 재료, 가격을 정확하게 공시하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고 '바가지 요금'에 대한 논란도 명료해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번 '착한 가격 캠페인'을 기회로 '스트리트 푸드'를 정비하고 선진화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음식의 재료를 명시하면 무슬림, 채식주의자들이 정보를 보고 선택해 먹을 수 있고 성분을 표시하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가려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가지 요금'에 대한 대책으로만 캠페인을 활용한다면 즉각적인 대응만 될 것이라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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