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영·유아 2236명...위험군 23명 중 3명 숨져
학대전담경찰관(APO) 통해 부처간 협업 수사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신고 영·유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미신고 영·유아 등이 학대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만큼 관계부처와 협력을 통해 전문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감사원이 전날인 지난 22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한 결과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아 '임시신생아번호'로 존재하는 아동이 2236명에 달한다. 이들 중에서 위험도가 높은 2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고 3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생 미신고 영·유아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질의에 "학대전담경찰관(APO)을 활용해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신속하게 전수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신생아 [사진=뉴스핌DB] |
학대전담경찰관은 기존 가정폭력전담경찰관 제도를 보완해 2016년 새롭게 발족된 조직으로 가정폭력과 아동·노인 학대 사건에 대한 예방, 수사, 사후 관리를 총괄 전담하고 있다.
경찰이 학대전담경찰관을 통해 미신고 영·유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것은 이들이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등의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수원에서는 30대 여성이 출산한 아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집 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로 21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사 결과 이 아이들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포함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출생 미신고 영·유아와 관련해 총 6건의 수사요청을 받았고 현재 4건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신고 영·유아에 대한 전수조사는 경찰에서도 처음 진행하는 사안으로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만큼 부처간 협의등을 통해 구체적인 진행 방향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미신고아동 전수조사는 처음 진행되는 것이고 우선 보건복지부에서 자료를 받고 부처간 실무 협의를 거쳐야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미신고아동는 의료나 교육방임으로 사각지대에 놓이고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만큼 소재와 안전 여부와 특이사항을 파악한 뒤 맞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