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부당해고 판정 취소 소송
1·2심 원고 패소…대법 "해고 이유 없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국도로공사의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근로조건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한국도로공사는 2017년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회사를 설립해 시설관리업무를 위탁하고,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 26명을 자회사 소속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는 근로자들에게 시설관리업무가 '단속적 근로'에 해당한다며 '격일제 교대근무 합의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는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거부했다.
결국 A씨는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로부터 채용을 거부당했고,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하지만 경북지노위는 A씨가 전환 채용의 조건을 거부해 채용되지 못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며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경북지노위와 달리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가 참가인을 전환 채용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근무 합의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는 중노위를 상대로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1·2심은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의 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 또한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고용노동청은 2018년 A씨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이 제출한 근로 합의서에 기초해 이들이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것을 승인했다가, 2020년 12월 근로자들의 업무가 단속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인을 취소했다"며 "A씨가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가 채용을 거절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근로조건을 거부했음을 이유로 삼았기 때문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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