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인데…입시생, 학원 불만↑
"최상위권은 불리, 하위권은 유리" 전망
"현행 제도 변화 계기" 긍정 평가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너무 혼란스러워요. 지금까지 공부한 게 있는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재수생 이모(18) 양은 고개를 떨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6월 모의고사를 친지 2주 만에 '공정수능' 발언이 나오자 이양은 "수능 출제 방향이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재수생들은 현역 고3 학생들보다 비문학 '킬러문항'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수능 유형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20일 취재에 따르면 '수능 유형 변화' 예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군(17) 군은 "(주변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면서 "6월 모의고사를 친 상태에서 수능 정책을 바꾸는 건 너무 과격한 처사"라고 했다.
[사진=뉴스핌 DB] |
학원가 역시 급격한 수능 문항 변화에 촉각을 곤두섰다. 대치동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학원 관계자 류모 씨는 해당 발표 이후 기출 문제를 전면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류씨는 "입시생들은 가만히 내버려 둬도 심리적으로 힘든데 갑자기 수능 출제 방향을 바꾸면 학생들 입장에서 안 그래도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불안감이 증폭될 뿐"이라고 했다.
특히 해당 발언이 6월 모의고사 이후 나온 것에 대해 불만이 컸다. 경기도의 한 학원 원장은 "원래 6월 모의고사는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라며 "6모를 친 이후 수능 유형이 바뀐 상황이어서 학교 지망이나 성적 예측 전반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당 수능 변화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학부모이면서 동시에 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학원을 하고 있지만 현 사교육 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발언이 시발점 이런 것들이 돼서 입시 제도의 병폐를 고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1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한편 전문가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수능은 소위 '물수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학생마다 편차가 존재하겠지만 이번 수능 난이도는 하향 조정될 것이다"라며 킬러문항의 유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공언한 부분이기 때문에 킬러문항은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체로 상위권 학생에게는 불리하고, 중위권 이하 학생에게는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대체로 2등급 후반 3등급까지는 상당히 긍정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2등급 위쪽 최상위층과 1등급 친구들은 굉장히 불리한 조건일 게 분명하다"고 했다.
학원 측은 "형평성이 사라질 확률이 높은 만큼 실수를 줄이는 전략을 선택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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