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우주 최강 투수'라 불리던 클레이튼 커쇼. 다시 특급 에이스급 투구를 뿌리고 있다.
커쇼는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다저스는 커쇼의 역투에 힘입어 4연패에서 탈출했다.
커쇼가 9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동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사진 = 다저스 SNS] |
전성기 시절의 강속구나 폭포수 커브는 없다. 여전히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농익은 투구 패턴으로 타자들을 농락했다. 이날 평균 구속 87마일의 슬라이더, 91.5마일의 포심 패스트볼, 73.2마일의 커브를 던졌다. 100마일 패스트볼을 우습게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최근 메이저리그 판도다. 커쇼는 송곳같은 로케이션과 수싸움에서 신시내티 타자들을 압도했다. 커쇼는 48개의 스윙을 이끌어냈고 그 중 17개의 공은 맞추지도 못했다. 이날 9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삼진 개수를 2900개로 늘렸다. 커쇼는 앞으로 20경기 이상의 등판이 가능하다. 올 시즌 3000탈삼진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3000탈삼진은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19명이 도달한 대기록이다.
이날 커쇼는 충격의 4연패에 빠진 팀을 구했다. 다저스는 4일부터 양키스전 2연패에 이어 약체인 신시내티에 2연패 중이었다. 아울러 커쇼는 이날 승리로 시즌 8승째(4패)를 챙겨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13경기에 나서 피안타율 0.225, 평균자책점 2.95, WHIP(투수의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9를 기록 중이다.
커쇼가 9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을 기록했다. [사진 = 다저스 SNS] |
신시내티전 스윕패를 면한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굉장한 마인드 컨트롤,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커쇼가 바로 그 모든 것을 갖고 있기 때문에 리그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것이다. 커쇼는 확실한 아우라가 있다"며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다저스는 지난 2경기 동안 8.1이닝을 10명의 구원투수가 막았다. 최근 4경기로 확대하면 불펜투수가 총 15.1이닝을 던졌다. 커쇼의 이날 7이닝은 팀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커쇼는 경기 뒤 "최근에 연패 중이었다. 나는 연패를 끊으려 노력했다. 타자들이 6점을 내주며 잘해줬기에 나는 이 리드를 지켜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커쇼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1970∼1980년대 활약한 '다저스의 전설' 돈 서튼과 함께 1900년 이후 다저스 투수 중 가장 많이 7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 공동 1위(63차례)에 올랐다. 통산 완투는 25번, 완봉은 15번이나 기록했다. 현지 언론들은 "명예의 전당 예비 헌액자의 호투"라고 썼다.
커쇼는 지난 4월 5승1패 평균자책점 1.89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5월 들어 크게 흔들렸다.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55에 그쳤다. 하지만 6월 들어 급반전했다. 두 차례 등판해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졌고 2승에 평균자책점 1.29를 찍었다. 35세의 노장 커쇼는 아직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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