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흑해 곡물 협정이 연장된 지 보름도 안 돼 다시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모든 우크라이나 항구에의 입항 선박 등록을 거부해 유엔이 중재한 흑해 곡물수출협정의 이행이 재차 중단됐다고 밝혔다.
UN 대변인은 러시아가 자국산 암모니아의 우크라이나 영내 통과를 허용하는 것을 합의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오데사주에 있는 피브데니항구 입항 선박 등록을 제한할 것임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 봉쇄로 고조된 세계 식량난 완화를 위해 지난해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의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은 피브데니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3대 항구에서 전쟁 중에도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협정을 두 달 연기하는데 동의했으나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합의가 없으면 협정을 파기할 것임을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선박이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1일 페이스북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입항 선박의 등록을 부당하게 거부함에 따라 이스탄불에 위치한 공동조정센터(JCC)가 오늘 선박 검사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스페판 두아릭 유엔 대변인은 4월부터 5월까지 흑해곡물수출협정에 따른 선박 출항이 계속 감소했으며 하루 평균 선박 검사가 3건으로 줄어들었다며 이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이를 타개해야 한다고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러시아가 지난 이틀간 단 1척의 입항 선박만 등록하고도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4월 중순부터 러시아가 협정 이행을 불합리하게 제약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측의 제약으로 50여척의 선박이 240만 톤의 우크라이나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튀르키예 해역에서 검사를 대기 중이며, 길게는 3개월 넘게 대기 중인 선박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오데사 최대 항구인 피브데니를 러시아가 봉쇄하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러시아는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러시아에서 피브데니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으로 보내는 것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암모니아의 역내 통과를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나 흑해곡물수출협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우크라이나 항구를 늘리고 선적 상품도 확대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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