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모판 7000개 긴급 제작, 성금지급방침결정위원회 구성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강릉농협 임직원들이 강릉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민 조합원들을 위해 육묘 지원 등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최장길 강릉농협 조합장이 4·11강릉산불 피해를 당한 이재민 조규건(75)씨의 강릉시 운정동 논에서 모내기 일손을 돕고 있다.[사진=강릉농협] 2023.05.26 onemoregive@newspim.com |
강릉농협은 지난달 11일 강릉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민 조합원들을 위해 벼 모판 7000개 긴급 제작에 들어갔고 4200판의 오륜벼 육묘를 북강릉농협 조합원들에게 위탁했다.
이어 모 4200판을 지난 18~23일까지 조규건(75) 조합원의 운정동 논을 비롯해 피해 조합원 11명의 논까지 직접 가져다주고 모내기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이 모내기에는 최장길 조합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참여했다.
이번 산불로 강릉농협 소속 조합원 286명 가운데 103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으며 조합원들의 집 38채가 전소됐고 12채가 반소됐다.
또 저온저장고 8개동, 비닐하우스 5236㎡, 농막 49채가 온데간데없이 잿더미가 됐다.
당장 모심기에 써야 할 이앙기 8대와 트랙터 5대, 콤바인 2대, 관리기 28대, 건조기 28대, 기타 989대의 농기계도 새까맣게 타 고철이 됐다.
이에 강릉농협은 농기계 신규 구입 자금, 농기구 세트, 위생 수건 500장, 식료품 키트, 비료 및 자재를 긴급 지원해 왔고 사망 조합원과 피해 조합원들에게 위로금을 전하기 위해 성금지급방침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강릉농협은 직원·노동조합·간부직원 3개 봉사단과 고향주부모임·농가주부모임·주부대학·달맞이농악대 등 4개 봉사단과 지난달 산불 직후부터 이재민 대피소 등에서 배식, 고추모종심기, 김치담그기, 철거 등 각종 봉사 활동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피해 조합원들의 재기를 돕고 있다.
강릉농협 직원들이 강릉시 연곡면에서 모심기를 하고 있다.[사진=강릉농협] 2023.05.26 onemoregive@newspim.com |
조규건(75)씨는 "순식간에 모든 게 재가 될 줄 누가 알았겠소. 올해 농사는 그렇게 망했구나 했는데 농협에서 모부터 시작해 농기계, 비료, 간식까지 다 챙겨줘서 다른 집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모내기를 겨우 끝낼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최장길(62·재선) 강릉농협 조합장은 "농업인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번처럼 큰 재난 앞에서 농민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조속히 재기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동분서주하며 돕는 동반자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강릉농협은 이번 산불 피해가 완벽하게 복구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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