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직장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8.3%, 노조의 회계 공시의무 '찬성'
여당 추진 '세액공제 연동', 47.6% '매우 영향'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대한민국 직장인 88%는 노동조합의 투명한 회계 공시에 대해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여당이 추진하는 노조의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 연동 효과에 대해선 응답자 절반 이상이 노조 회계 투명화에 영향 없거나 조금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데이터네트워크를 통해 지난달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모바일 웹조사로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노조도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다른 기부금단체 수준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질문에 직장인 88.3%가 공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노조 회계 투명화를 위해 여당이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 혜택을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기에 앞서 진행한 여론조사다.
이날 국민의힘은 노동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노조도 다른 기부금 단체와 같이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노조도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활동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노조도 이에 상응해 공공성·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이같은 여당 정책이 노조 회계 투명화에 효과가 없거나 있어도 조금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 연계 정책을 추진할 때 노조가 공시하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조금 영향'이라고 답한 비중은 45.8%, '영향 없음'은 6.6%였다.
사실상 절반 이상(52.4%)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가진 셈이다. 응답자 47.6%만 '매우 영향'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여당이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 혜택 연동을 추진하면서, 노조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노조의 세제혜택 유지를 위한 조합원의 회계 공시 요구로 인해 내부 분란도 예상된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 상황에 무작정 정책 실현에 나서 갈등만 증폭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28 pangbin@newspim.com |
한편 응답자 가운데 노조 조합원 1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연계 정책이 '매우 영향' 있을 것이라 답한 비율이 50%였다. '조금 영향'은 43.5%, '영향 없음'은 6.5%였다.
또 추가 의견수렴에 응한 노조 조합원 160명을 대상으로 노조 회계 운영 실태에 대해 물은 결과, '노조에서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은 48.1%로,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46.3%)'는 의견보다 소폭 높았다.
노조의 회계 공시를 요건으로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데는 89.4%가 찬성했다. 정부가 노조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면 대부분의 조합원(70.0%)은 노조가 회계 공시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은 조합원의 알권리와 신뢰를 토대로 한 자주성과 민주성을 위한 필수 전제로서, 그렇지 않은 노조에 재정 등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해 노조 회계 투명성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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