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행수입업체 정상가 올려 할인율 높여
W컨셉 취급 초기라 인지 못해
"사전에 가격, 할인율 공유 받고 모니터링 할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W컨셉에 입점한 일부 병행수입업체들이 기본가를 올려두고 할인율을 높이는 '꼼수 할인'으로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 초기라 제대로 사태를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W컨셉은 앞으로 협력업체들이 올리는 상품 가격과 할인율을 확인해 이 같은 꼼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W컨셉에 입점한 병행수입업체가 판매 중인 마르니 신발(왼쪽)의 정상가는 130만원인 반면, 공식 판매처인 마르니 공식 홈페이지 가격은 109만원이다.[사진=W컨셉, 마르니 홈페이지 화면 캡처] |
17일 W컨셉에서 판매되고 있는 병행수입업체의 상품을 확인해 본 결과 브랜드 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유통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올라온 상품 일부가 발견됐다.
이들은 정상가를 올리고, 높은 할인율을 매겨 마치 해당 상품을 반값에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꼼수를 부렸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 마르니의 신발은 브랜드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109만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w컨셉에서는 동일 제품이 정상가 130만원으로 표기돼 있다.
할인이 적용된 실제 판매 가격은 70만원이었는데, 정상가를 공식 유통 채널보다 20만원가량 높이는 바람에 할인율이 46%나 됐다. 공식 폼페이지 가격 기준으로라면 35.8%였을 할인율이 정상가를 높이는 바람에 46%로 뛴 것이다.
병행수입 제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공식 유통 채널보다 값이 저렴하다. 진품임을 보장하는 공식 유통 채널과의 경쟁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이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의 보통 할인 전 가격도 공식 유통 채널보다 저렴하다.
실제로 W컨셉에서 백화점보다 정상가를 15만원가량 높여 58%의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는 스니커즈의 경우 W컨셉의 모회사인 SSG닷컴에서는 백화점보다 20%가량 저렴한 정상가에 22% 할인을 적용해 판매 중이었다. 두 제품 모두 병행수입업체 상품이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이 같은 수법이 병행수입업체의 전형적인 '눈속임 방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병행수입업체들이 이런 장난을 많이 친다"라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마치 상품이 많이 할인된 것처럼 느끼게 만들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법이 가능한 이유는 플랫폼이 판매업체의 가격 정책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가를 백화점 가격보다 높여놨다고 문제 삼긴 어렵다.
대신 플랫폼도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선 관여할 수 있다. 앞서 명품 플랫폼 발란도 비슷한 문제로 지적을 받고 난 뒤 과도하게 할인율이 높은 상품을 걸래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W컨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병행수입업체 상품을 올해 초부터 취급하기 시작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오인할 만한 소지가 없게 절차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W컨셉은 우선 제품 상세페이지 상단에 해당 제품이 병행수입업체 제품인지, 공식 수입업체 제품인지 구분해 표기하기로 했다. 또 협력업체로부터 사전에 가격 및 할인율을 공유받고, 판매 과정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