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세계 대전 전승절 행사에서 '진짜 전쟁'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인 데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고개를 까닥할 필요도 없다"고 응수했다.
숄츠 총리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부르스에 있는 유럽연합(EU) 의회에서 열린 전승기념일인 '유럽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그의 병력과 전차, 미사일을 (모스크바에서) 행진시켰다"고 운을 뗀 뒤 "그런 군사력 과시에 고개를 까닥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사진=블룸버그] |
숄츠 총리는 이와함께 "유럽은 전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유럽은 다른 국가나 지역의 위나 아래에 있지 않고 그들의 옆에 서야 한다"면서 "21세기에 세상은 다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욱 확대되고, 개혁된 EU가 필요하다"면서 EU의 체질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우리 조국을 상대로 다시 한번 진짜 전쟁이 벌어졌다"며 "오늘날 문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방 세계주의자와 엘리트는 사회를 분열시키며 증오와 러시아 혐오, 공격적인 민족주의 퍼뜨리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우리 조국의 붕괴를 바란다. 우리나라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러시아가 불리해진 전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추가 동원령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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