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6번만에 금리 인상폭 조절
라가르트 총재 "금리 인상 끝나지 않은 여정"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대로 '베이비스텝'으로 복귀하고 오는 7월부터 채권 매입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ECB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75%로,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는 각각 3.25%와 4.00%로 0.25%포인트(P)씩 올리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자료=블룸버그 통신] 2023.05.04 koinwon@newspim.com |
또한 오는 7월부터 자산매입프로그램(APP) 만기채권 원금에 대한 재투자를 중단하고, 6월 말까지 매달 평균 150억유로씩 투자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를 통상적인 인상 폭(0.25%P)의 2배인 0.5%P 올리는 '빅스텝'을 감행했고, 9월과 10월에는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12월에 이어 2월과 3월 0.5%P 올린 데 이어 6번 만에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 폭 조절에 나선 것이다.
유로존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6%로 전월(5.7%) 대비 둔화하며 인플레이션이 둔화 징후를 보이는 데다, 침체 우려 속에 신용 여건이 악화하는 등 긴축의 효과가 경제 전반에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내 급격히 둔화한 대출도 ECB의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줬다. 2일 ECB가 발표된 1분기 유로존 기업의 대출 수요는 2008년 말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주택 구매를 위한 가계 대출도 2003년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불거진 은행 위기에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한 탓이다.
다만 ECB는 이번 회의에서 향후 통화 정책과 관련한 별다른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ECB 통화정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금리 결정은 앞으로 나올 경제 및 금융 데이터, 인플레이션 추이와 통화 정책의 효과 등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금리 결정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아직 통화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며, 금리 인상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고 성명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는 표현을 삭제해 향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