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서울청에 라덕연 명예훼손 고소장 제출
라덕연도 법적대응 예고…"손해배상청구 소송할 것"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둘러싼 핵심 인물 간 책임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주가폭락 사태 핵심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사태 배후로 지목한 가운데,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라 회장을 명예회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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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라 대표가 이번 사태로 이익을 본 사람이 배후자라며 김 회장을 배후로 지목한 데 따른 조치다.
라 대표는 이번 사태가 키움증권발 반대매매로 시작됐으며, 이에 앞서 김 회장이 블록딜로 600억원을 챙겼다며 김 회장을 배후로 공개 저격했다. 김 회장은 하한가 사태가 터지기 나흘 전인 지난달 20일 블록딜(시간 외 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6%)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 600억여 원으로 현금화 한 바 있다.
반면 키움증권 측은 당시 매도가 승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키움증권 측은 고소장에서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된 사실이 전혀 없고 라 대표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라 대표는 자신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마치 김 회장이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 대표도 김 회장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라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사전 시세조종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김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라 대표는 검찰과 금융당국에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도 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배후로 지목됐다. 대주주들이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을 누르고 반대 매매를 일으켰다는 게 라 대표 주장이다. 김 회장도 하한가 사태가 터지기 전 블록딜 방식으로 서울가스주식 10만주를 팔아 456억여 원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은 라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연예인과 정재계 인사 등 이른바 '큰손'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프로골프선수 안모 씨도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수년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투자자들 신분증으로 차명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불법 일임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정했을 가능성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의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김 회장의 사전 대량 매도와 연루 여부 등 의혹 전반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SG발 주가 폭락 사태는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8종목에 대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오면서 시가 총액이 8조2000억원이 증발한 사건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자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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