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리 주민들 "세종시장 만나려면 3가지 조건 있어야" 개탄
[세종=뉴스핌] 홍근진 기자 = 정의당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 '쓰레기 소각장'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이은주 원내대표와 장혜영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지난 25일 국회에서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쓰레기 소각장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 쓰레기 소각장과 마포구 상암동 소각장 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 상황을 듣고 전문가와 관계기관 토론으로 진행됐다.
쓰레기 소각장 토론회 기념사진 찍는 참석자들.[사진=정의당] 2023.04.26 goongeen@newspim.com |
세종시 송성리 소각장과 관련해서는 먼저 이혁재 세종시당 위원장이 지역 상황을 보고하고 김동섭 세종시 북부권 쓰레기소각장 반대대책위원이 증언자로 나섰다. 또 진익호 세종시 자원순환과장은 토론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섭 세종시 북부권 쓰레기소각장 반대대책위원은 "지역에는 이미 폐기물 처리시설이 두 곳이나 있고 또 다시 같은 지역에 신도시 쓰레기를 몰아주는 '독박 소각'은 반인륜적 행위"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당사자인 주민이 참여하지 않은 입지선정위원회는 위법이며 주민들이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는데 소각장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있다"며 "다수의 판례를 봐도 역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심지어 세종시는 입지선정위 구성과 회의록 등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이에 대해 세종시는 '개인정보 보호 침해와 위협 행위가 우려돼 비공개했다'고 주민들을 잠재적인 가해자로 몰아갔다"고 폭로했다.
이어 주민 A씨는 "전동면 쓰레기 소각장 예정지역 주민들이 세종시장을 만나기 위해 면담을 신청했는데 시에서 시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해 이날 참석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A씨는 쓰레기 소각장 예정지역 주민들이 시장을 만나기 위한 3가지 조건으로 ▲주민 5명 이내로 제한할 것 ▲송성리 소각장은 결정된 일이니까 옛날이야기는 하지 말 것 ▲질문을 사전에 적어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서 소각장 설치에 반대하는 피켓 모습.[사진=정의당] 2023.04.26 goongeen@newspim.com |
세종시 관계자는 "변명 같지만 입지 선정은 이미 된 것(지난 3월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선정위 개최)이고 이야기를 하면 처음부터 똑같은 얘기를 되돌이표처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장을 맡은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주민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입지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데 이야기를 반복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세종시는 주민들의 의혹을 풀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혁재 세종시당 위원장은 "대체 부지 없이 신도시 폐기물 처리계획을 임의 폐기하고 30km나 떨어진 전동면 송성리로 정한 것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법'이 정한 배출자 처리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항주 정의정책연구소 기후위기대응센터장이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세종시가 이탈리아 카판노리시 '폐기물 제로 도시' 사례를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카판노리시는 2007년 쓰레기 제로 프로그램을 채택해 '우리동네에 소각장이 안된다면 다른동네에도 안된다'고 선언하고 소각장을 짓는 대신 쓰레기를 10년 동안 34% 줄이고 분리수거율이 82%로 높였다.
goonge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