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산업 타격에도 중소브랜드 '승승장구'
ODM 기술 발달로 화장품 시장 진출 쉬워져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조부터 브랜딩 모두 해줘
가치소비 트렌드 맞춰 친환경 기술 개발도 앞장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펜데믹 기간 동안 화장품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중소브랜드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CJ올리브영에 따르면 팬데믹(2020년~2022년) 기간 연평균 100여 개의 중소 브랜드가 입점, 브랜드 수가 2019년 대비 50% 증가했습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한 비건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중동 뷰티 시장에 진출했고, 메이크업 브랜드 '힌스'는 최근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어떻게 새로운 브랜드는 늘어날 수 있었을까요. 화장품 업계에선 '누구나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이유로 꼽습니다.
한국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기업들은 펜데믹 기간 동안 고객사를 대형 브랜드에서 일반 개인으로 넓혔습니다.
한국콜마의 뷰티·헬스 브랜딩 인큐베이팅 서비스 플랫폼 '플래닛147'의 온라인 홈페이지.[사진=플래닛147 홈페이지 화면 캡처] |
한국콜마는 2021년 뷰티·헬스 브랜딩 인큐베이팅 서비스 플랫폼 '플래닛147'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플래닛147'을 통하면 말그대로 누구나 화장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 제조·생산, 브랜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전문가가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130여개 브랜드가 플래닛147을 통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샘플 제작도 1개부터 무료로 가능하고, 기존에는 최소 3~5000개 단위로 생산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500개가량도 생산이 가능합니다. 높았던 화장품 시장 진출 문턱이 낮아진 것이죠.
한국콜마는 같은 해에 '라인업147'이란 서비스도 출시했습니다. 라인업147은 이미 만들어 둔 제품 중에서 원하는 상품을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더 간단하죠.
라인업147은 제품 컨셉, 네이밍, 디자인, 마케팅 컨텐츠 등 출시 직전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마친 상품들을 줄 세워둡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고 출시 여부만 결정하면 즉시 상품화가 이뤄집니다.
버추얼(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의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틴지로지(TZRZ)' 등이 라인업147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대표 브랜드입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30년 이상 축적된 사업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고객의 경험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사진=한국콜마] |
한국콜마는 최근 인디브랜드도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브랜드 제작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기술에도 힘을 주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필수적으로 함유되는 계면활성제와 점증제는 화장품의 제형을 유지하고 사용감을 향상시켜주지만, 화학 합성 물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한국콜마는 해양바이오 소재 개발에 특화된 환동해산업연구원과 함께 국내 야생화에서 유래한 생물 계면활성제 개발을 추진했고, 산업자원부의 과제를 통해 기존 화학물질 기반의 점증제 대체를 위한 친환경 바이오 점증제 개발에도 돌입했습니다.
또 화장품 용기도 친환경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콜마가 개발한 '종이튜브'는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뚜껑)을 제외한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줄였습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친환경 기반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며, 국내외 화장품 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