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중학생 아들과 사전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40대 아내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소했다.
20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43) 씨와 아들 B(16) 군의 변호인은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대전지방법원 전경. 2022.09.23 jongwon3454@newspim.com |
앞서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A씨에게 무기징역을, B군에게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에게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장기간 준비한 뒤 말설임 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고 지적했으며, B군에 대해서는 "범행 내용이 중하고 가담 정도도 가볍지 않지만 나이가 어린 소년으로 교화와 개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당시 중학생이었던 B군과 함께 대전 중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남편 C(당시 50세)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A씨는 자고있는 C씨의 심장을 향해 주사기를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잠에서 깬 C씨가 이를 저지하자 B군이 흉기로 찌르고 A씨가 둔기로 가격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군은 범행 직후 C씨 시신을 욕실에서 훼손한 혐의(사체손괴)도 함께 받는다.
앞서 A씨는 같은 해 9월 18일에는 귀가한 C씨와 사업 실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소주병을 던져 다치게 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잠자던 C씨의 눈을 찌른 혐의(특수상해)도 함께 받고 있다.
B군은 경찰 조사 당시 "평소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심했고 사건 당일에도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참고인 자격으로 진술한 A씨 역시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을 하고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히려 C씨가 술병 등으로 폭행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B군은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부풀렸다"고 실토했다.
한편 언어장애 3급인 A씨는 평소 남편이 자신의 언어장애를 비하했다고 여겨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중학생 아들을 끌어들여 범행을 계획·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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