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악화시 교민 긴급 대피계획도 검토"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18일 최근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유혈사태를 빚고 있는 수단 상황과 관련해 현지 한국 교민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수단 사태와 관련해서 현지에 체류하고 계신 우리 교민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임 대변인은 "저희 대사관은 현지 교민들과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 등 주요국들과도 계속 현지 상황을 확인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비상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수단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출장자 3명, 휴가자 1명을 제외한 25명"이라며 "모두 유선으로 안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남궁 대사에 따르면 수단에는 현재 대사관 직원과 가족 11명을 비롯해 총 29명의 한국인(교민 포함)이 거주하고 있다. 그는 '수단 밖으로 대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일단 교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 본부(외교부) 지침을 받아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부는 상황 악화시 교민들에 대한 긴급 대피계획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16일(현지시각) 군 통수권 문제로 권력 다툼을 벌이던 수단 군부 내 1·2인자가 무력 충돌하면서 최소 56명이 숨지고 59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도 하르툼에서 25명이 죽고 302명이 다쳤고, 인근 옴두르만에서 최소 1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3명도 수단 서부 카브카비야의 한 군사 기지에서 사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 1명은 군 본부에 끌려가 구타당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수단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도 17일(현지시각) 수도 하르툼에 있는 관저에서 공격을 받았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몇 시간 전 주수단 EU 대사가 자신의 거주지에서 공격(assaulted)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비엔나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외교공관 및 직원들의 안전은 수단 당국의 최우선 책임이자 국제법에 따른 의무"라고 비판했다.
수단 정부군과 반군인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충돌은 수단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RSF 수장 무함마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은 30년 가까이 수단을 통치했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한 동지였으나, 쿠데타 이후 10만명 규모인 RSF를 정부군에 통합한 뒤 새 군대의 통솔권을 누가 점할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RSF는 군 통합 시점을 10년 뒤로 연기하길 원했지만 군부는 2년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합의로 군 통수권을 분점했던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난 시점에 결국 이들의 불안한 동거가 마침표를 찍으며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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