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티피코시 15년 만에 재론칭
코오롱FnC, 헤드 3년 재정비 거쳐 선봬
Y2K 인기에 캐주얼·스포츠 브랜드 '제2 전성기'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패션업계가 사업을 접었던 캐주얼·스포츠 브랜드를 다시 되살리고 있다. Y2K(1990~2000년대) 스타일이 유행하며 '제 2의 전성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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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가 재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티피코시.[사진=LF] |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 '티피코시'를 재론칭했다. 외환위기와 해외 브랜드 경쟁 과열 등으로 사업을 접었던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다시 론칭하는 것이다.
티피코시는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을 모델로 내세우며 X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전국 2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를 키웠지만, IMF와 경제위기를 겪으며 규모가 점차 축소 됐으며 2008년 브랜드를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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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당시 티피코시 광고.[사진=LF] |
LF는 다시 돌아온 1990~2000년대 유행에 맞춰 티피코시를 '요즘 감성' 브랜드로 재론칭해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F는 티피코시를 아예 모르는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테크스포스팀(TFT)을 꾸려 9개월간 재론칭을 준비했다. 또 패션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세대 특징에 맞춰 무신사를 주요 유통 채널로 삼았다.
LF가 지난해 10월 라이선스와 국내 영업권을 획득한 리복 역시 'Y2K'의 부활로 수혜를 입고 다시 사업을 키우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1985년 처음 출시된 스니커즈 라인인 '클럽 C 85'는 작년 10월 재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5만 족을 기록했다. 주간 판매량은 출시 이후 매주 15%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리복 관계자는 "리복은 X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로, MZ세대에게는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는 브랜드"라며 "앞으로 다양한 라인을 국내 시장에 적극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3년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이달 재론칭했다. 코오롱FnC는 2009년 헤드 판권을 사들여 국내 사업을 전개하다 2019년 판매를 중단했다.
코오롱FnC는 헤드를 라켓·스키 스포츠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의류를 포함해 테키스 라켓 등 스포츠 용품까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헤드 역시 오프라인 유통 채널보다는 코오롱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에 집중한다.
이처럼 Y2K 유행으로 부침을 겪던 캐주얼·스포츠 브랜드의 분위기는 몇 년 새 반전됐다. 국산 청바지 브랜드인 '잠뱅이'를 운영하는 제이앤드제이글로벌의 작년 매출은 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억원에서 27억원으로 3배 올랐다.
1980~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청바지 브랜드 리(LEE)도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을 키운 비케이브(구 배럴즈)가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로 무신사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비케이브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삼성물산패션연구소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과거에서 편안함과 위안을 찾으려는 경향에 맞물려 짧은 상의와 로라이즈로 대표되는 Y2K 패션의 열기가 뜨거워졌다"며 "Y2K 패션은 기성세대에게는 그 시절 향수를 추억하게 하는 스타일이고, 젊은 세대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추억과 시대에 대한 향수로 느껴지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