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위에 군지휘관 모자 올려진 모습
어제 김정은 주재회의 사진서 드러나
"핵 가방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지적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달 북한TV에 등장해 일각에서 '김정은 핵 가방'으로 알려졌던 검은색 가방은 군 지휘관이 사용하는 서류가방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1일 공개한 김정은 주재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는 검은색 서류 가방 하나가 등장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8기 6차 확대회의에 한 참석자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가방에 군 지휘관 모자가 올려져 있다(붉은색 사각형).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4.11 yjlee@newspim.com |
이 가방은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에게 작전지도를 펼쳐놓고 브리핑한 군 지휘관의 것으로 보인다.
신원 미상의 이 지휘관은 조경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과 최두용 5군단장 사이에 자리해 군단장급 이상의 고위급으로 분석된다.
이 가방은 지난달 12일 조선중앙TV가 박수일 군 총참모장이 들고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장에 나타나 '김정은의 핵 가방 아니냐'는 소동이 일었던 것과 외관상 유사하다.
문제는 가방 위에 해당 지휘관이 자신의 군 정복 모자를 올려두고 있다는 점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의 핵 가방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의에 필요한 기밀서류 등을 담아 두는 용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가방 바로 옆에는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데 쓰인 작전지도를 담아온 것으로 보이는 오렌지색 원통형 보관함도 드러난다.
지난달 1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8기 5차 확대회의 장면. 박수일 총참모장이 검은색 가방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두고 '김정은 핵 가방' 논란이 일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04.11 yjlee@newspim.com |
이 관계자는 "만일 지난달 회의에 나온 게 김정은 핵 가방이라면 이와 유사한 스타일의 가방을 군 지휘관이 들고 김정은 주재 회의에 참석한다는 건 더욱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핵을 '김정은의 권위'와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여온 북한이 핵 가방을 운용하거나 이를 드러내려 한다면 김정은 바로 옆에 두고 부각시키는 장면을 연출할 것이란 점에서 총참모장이나 고위 간부가 김정은과 별개의 동선으로 이를 들고 다니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