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Tech 스토리] 정숙한 자동차 만드는 능동형 소음 저감 기술

기사입력 : 2023년04월02일 07:11

최종수정 : 2023년04월02일 07:36

현대차그룹,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 세계 최초 개발
정숙성 중요한 전기차에 활용 기대
풍절음 줄이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자동차는 사람이 구입할 수 있는 것 중 집 다음으로 비쌉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여러 가지 요소를 살펴봅니다. 주행 성능이 중요한 차라면 최대 출력과 토크를, 공간이 중요하다면 휠베이스를 살펴보겠죠.

'정숙성' 역시 자동차를 고를 때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동차 안이 개인적인 공간이고, 도로를 달릴 때 외부 소음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정숙성이 중요합니다. 완성차 브랜드들이 차내 소음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RANC가 적용된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초의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Road Active Noise Control)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노면 소음과반대되는 음파를 차내에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는 기술입니다. 마치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적용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과 흡사합니다.

기존의 소음 제거는 흡음재나 차음재 등 물리적인 자재를 덧대는 방식이었습니다. 흡차음재는 후드 안쪽은 물론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격벽에 들어가며 소리를 줄입니다. 유리를 이중으로 만드는 것도 소음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고속으로 주행 시 차 안으로 들리는 풍절음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의 전면과 측면 유리를 이중접합 방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물리적인 자재를 사용하는 방식은 소음 저감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지만 차체의 무게를 늘리게 됩니다. 무게가 늘어나면 비용은 늘어나고 연비가 떨어집니다. 이는 고효율/고연비를 위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고 차를 가볍게 하는 완성차업계의 최신 경향과는 완전히 배치됩니다. 저주파에서 발생하는 타이어 공명음 등 노면 소음을 완전히 막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적용되던 능동형 소음 저감기술(Active Noise Control, ANC)을 자동차에 적용한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차내에 ANC를 적용한다고 해도 완전히 소음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헤드폰이나 이어폰 등 음향기기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달리 전방위적이고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ANC를 넘어 RANC(Road-noise Active Noise Control)라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RANC은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ANC를 이용해 줄여줍니다. 이를 위한 시스템은 가속도 센서, DSP(Digital Signal Processor, 음향신호 분석을 위한 제어 컴퓨터), 마이크, 앰프, 오디오 등으로 구성됩니다. 가속도 센서가 진동의 전달 경로에 위치해 노면소음을 유발하는 진동을 취득합니다. 이 때 진동 전달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센서의 위치가 매우 중요한데 현대차그룹 연구팀은 이를 찾아냈습니다.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의 작동 원리 [사진= 현대차그룹]

DSP는 취득된 진동 정보를 바탕으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예측하고 그에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만들어냅니다. 반대 위상의 음파가 실내로 전파되면 노면 소음과 만나 서로 상쇄가 되는 것입니다. 마이크는 소음의 저감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실내 소음 수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모니터링된 정보는 다시 DSP로 보내져 소음에 대응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는 0.002초가 소요됩니다. 노면 소음이 승객에게 들리기까지 0.009초가 걸리는데 RANC의 작동이 더욱 빠른 것이죠. 그 덕분에 실내로 들어온 노면 소음은 승객의 귀에 들어가기 전에 반대 위상의 음파에 상쇄돼 줄어들게 됩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RANC를 제어하는 전기 신호는 1초에 30만km를 이동하는 빛의 속도로 이동합니다. 그만큼 빠르게 노면 소음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RANC의 장점은 탁월한 소음 저감 능력과 함께 시스템 자체의 가벼움입니다. 가속도 센서, DSP, 마이크, 앰프, 오디오로 구성된 RANC는 1kg 수준입니다. 흡차음재를 사용할 때 차가 무거워지는 점을 생각해보면 크게 무게를 늘리지 않고 저주파의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RANC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해 현대차그룹의 소음 저감 기술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소음으로 인해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상대적으로 작게 들리지만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노면 소음이 크게 들리게 됩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기아 EV6, EV9 등 전기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RANC가 적극 사용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현대차그룹은 RANC로 저주파인 노면 소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500~5000Hz의 주파수의 풍절음을 저감하는 ANC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모두 ANC 기술로 줄일 수 있게 된다면 전동화 시대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의 작동 원리 [사진= 현대차그룹]

orig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