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4대 5로 심판정족수 못미쳐 '기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가중요시설의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특수경비원들의 쟁의행위를 금지한 법률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재차 나왔다.
헌재는 경비업체 소속 특수경비원 A씨 등이 청구한 경비업법 제15조 제3항에 대한 위헌확인 심판사건에서 재판관 4대 5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공항에서 특수경비 업무를 담당하던 A씨 등 특수경비원들은 해당 법 조항이 청구인들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면서 지난 2019년 8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경비업법 제15조 제3항에 따르면 특수경비원의 파업·태업 그 밖에 경비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일체의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자리해 있다. 2023.03.23 mironj19@newspim.com |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경비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특수경비원의 쟁의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국가중요시설의 안전을 도모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여 방호 혼란을 방지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특수경비원은 국가보안목표시설 및 적에 의하여 점령 또는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국가중요시설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바 특수경비원의 쟁의행위는 국가안보, 공공의 이익, 안전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 및 사회적·경제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단체행동권 중 파업·태업 그 밖에 경비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일체의 쟁의행위만 금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단체행동은 가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특수경비원의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으로 받는 불이익이 국가나 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중요시설 운영에 안정을 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의 공익보다 중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은 기본권 제한을 완화하거나 보상할 수 없는 어떠한 조치 없이 단체행동권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민간인 신분의 특수경비원에 대해 단체행동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쟁의행위를 획일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09년에도 동일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이 다수이지만 인용 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 이르지 못해 기각 결정이 선고됐다.
jeongwon1026@newspim.com